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요네자와 호노부의 신간인 인사이트 밀을 먼저 볼까... 하다가 전작인 이 책을 먼저 고르게 되었다. 인사이트 밀보다는 왠지 가벼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이유로 선택하게 된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과 시리즈물인 이 소설은 고교 1년생의 콤비가 등장한다.

작고 여리게만 보이는 오사나이와 좋은 머리로 수수께끼를 풀었던 명탐정 이미지의 고바토. 이 둘은 중학교 동창생으로 좋은 콤비를 이루고 있다. 중학 시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둘은 조용히 숨어사는 소시민이 되기로 하지만 주변은 그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고교생이 주인공이라.. 미스터리 물에서 고교생이 등장한다고 해서 가벼운 책만이 있지는 않다. 끔직한 사건이 벌어지는 책들도 많이 봤지만, 이 책은 역시나 제목답게 상큼하고 발랄하다. 사실 복잡한 미스터리를 생각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취향에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보통의 고교생이 등장한다면 살인 사건을 비롯해 커다란 사건이 쉬이 발생하지는 않을터이니, 고교생 주인공의 이야기로서는 적당한 소재들로 이 책이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고교생 주변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이야기랄까. 따라서 사건 자체도 큰 사건이 아니며, 그 뒤에 있는 비밀 역시 음습한 비밀이 아니다.

일종의 일상 미스터리 정도로 보면 딱 좋은 이 책은 총 다섯개의 이갸기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 사건의 정도는 딱 고교생 주변에서 일어날 정도이다. 또한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일도 없으며, 사건이란 말이 붙어 있긴 하지만 형사 사건이 되는 경우는 딱 하나밖에 없다.

생각해보면 고교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추리 장르나 미스터리 장르를 보면 어른들이 등장하는 소설 못지않게 잔인한 사건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년탐정 김전일의 경우나 명탐정 코난을 보면 그 사건 자체가 엄청 잔혹한 범죄인 경우가 많다. 그런 장르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책에 실망감을 금할 수 없겠지만, 스스로의 고교 시절을 생각해 보라.
주위에서 사람이 턱턱 죽어 나자빠지는 경우.. 있었는가?
내 경우엔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고교 시절에 일어났던 일들을 위주로 생각해 보면 가벼운 미스터리란 것이 훨씬 납득하기 쉽다.
뭐.. 곰곰히 생각해보면 고교 시절엔 짝사랑하던 상대나 친구들과의 우정, 그리고 입시란 것 때문에 주변을 살필 경황도 별로 없었지만....

그렇다면 이 두 주인공에겐 왜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두 주인공 모두 감성적이기 보다는 이성적이고, 자신을 위주로 생각하기 보다는 주변을 관찰하는 시간이 많아서 일것이다. 원래 자기를 위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주변을 잘 보지 못하는데다가, 고교생이라면 자신에게 신경쓸 시간도 모자란 법이니.... 따라서 이 둘이 소시민으로 살기 원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특히 중고교생의 경우 자신과 다른 그룹이라 생각하면 배척하게 마련이니까. 결국 튀는 것을 원치 않은 두 사람이었던 것이다.

중간중간 변장(?)한 오사나이의 등장이나 그 모습에 입이 떡 벌어진 겐고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왔다. 고바토의 친구인 겐고 같은 경우 전형적인 남자 고등학생이다. 의리를 중시하고... 등등등..

어쨌거나 가벼운 소재와 가벼운 미스터리로 시종일관 책장은 술술 넘어간다. 하지만 좀 아쉬운 건 어떤 것은  사건이라고 이름붙이기엔 그 정도가 너무 가볍다는 것이다. 맛있는 코코아를 타는 법이... 어떻게 사건이 되는 거지?? 이건 납득 불가.

하지만 첫번째 사건의 경우,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고백을 해보려다 못한 한 남학생의 이야기라든지, 시험시간중에 발생한 음료수병 추락 사건 등 대부분은 고교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따라서 이 책의 연령대는 좀 낮게 설정하는 것이 맞는 듯 하다.

고바토와 오사나이가 왜 소시민으로 살것을 결의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책에선 언급되어 있지 않아 좀 아쉽다. 또한 오사나이의 비밀이 보일듯 보이지 않는 것도 아쉽기만 하다. 도대체 그녀의 비밀은??? 제일 웃음이 터졌던 건 오사나이는 늑대, 고바토는 여우란 이야기. 그 이야기를 들은 겐고의 표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가볍고 발랄한 청춘들의 이야기이자 그들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가벼운 미스터리를 소재로 한 이 책은 무겁고 엽기적이며 잔혹한 미스터리물에 질린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보기에 좋다. 물론 가벼운 일상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 책이란 건 두 말하면 잔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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