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야기를 하고 싶어 - 뉴 루비코믹스 770
야마시타 토모코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어>는 지금껏 읽었던 야마시타 토모코의 작품 중 젤로 마음에 들었다. 물론 다른 작품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이 단편집에는 총 4편이 실려 있는데, 그 느낌이 사뭇 달라 더욱더 즐겁게 읽었다.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어>는 우연히 고백했다가 그 사랑이 이루어진 이야기이다. 거절당할 걸 알면서도, 아니 오히려 거절당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좋아한다는 고백을 한 남자, 미나리. 그는 이제껏 제대로 된 연애도 해보지 못했고, 연애를 한다손 쳐도 상처를 받아 진지한 관계가 되는 것을 꺼려왔다. 그러나 노말인 신카와가 의외로 미나리의 고백을 순순히 받아 들인다.
그렇게 되니 오히려 당황스러운 건 미나리. 미나리는 신카와의 적극적인 대시에 움츠러 들지만, 신카와는 꿋꿋하다.

보통 게이였던 남자쪽이 적극성을 가지고 노말인 남자를 그쪽 세계로 끌어들이기 마련이지만, 이 경우엔 노말이라 생각한 남자쪽이 더 적극적이다. 색다른 전개 방식에 오호라, 이거 흥미로운데... 라는 생각이 이 단편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녔다.

이 둘을 보면서, 고백에서 시작해 연애를 시작하고, 연애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러면서 덩달아 내 마음도 이 둘처럼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뭐랄까, 난 보통 BL물을 보면서도 주인공에게 반한다거나, 그들의 사랑을 동경해 본 적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이 둘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연애가 하고 싶어졌다. 그만큼 순수하고 알콩달콩 귀엽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래서 서로 좋아하게 되면 같이 있고 싶고, 만지고 싶고 사랑을 나누고 싶어진다. 그러한 과정을 코믹한 요소를 섞어 달콤하게 잘 표현했다. 특히나, 미나리의 감정적 변화가 눈에 많이 눈에 띈다. 불안해하지만 그래서 움츠러들기도 하지만. 열심히 사랑하고 싶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그들.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 서로 사랑하는 것을 공개하기 힘든 건 당연한 일이고, 어쩌면 언젠가는 헤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아픈 기억이 언젠가 생겨날지도 모르겠지만, 사랑이란 건 원래 그런게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헤어짐이 아파 사랑을 못한다면 그건 바보다. 사랑은 함께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니까, 어차피.

두번째 작품인 <RE : hello>는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여고생인 조카의 눈으로 본 삼촌의 이야기인데, 애절한 느낌이 강한 단편이었다.

식기도 두 벌씩, 핸드폰도 두 개, 삼촌이 피는 담배와 그 누군가가 피웠을 담배.
삼촌의 집엔 모든 것이 두 개씩이다. 그리고 초인종이 울릴 때마다 삼촌은 어차피 택배일거야라고 하면서도 급하게 뛰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삼촌의 낡은 핸드폰속에서 발견한 건, 차마 보내지 못한 문자들.. 그건 벌써 4년분이나 쌓여 있었다.

굉장히 애절한 단편이었는데, 미송신된 문자를 보고 나도 조카와 함께 울컥했다.. 조카는 엉엉 울었지만, 난 가슴이 아리고 코끝이 찡해졌다. 이제는 더이상 오지 않을 사람을 여전히 그때와 똑같은 마음으로 기다리는 한 남자. 그의 시간을 공유할 누군가가 얼른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February messanger>는 두 번째 단편을 읽고, 한껏 감정이 고조되어 있던 나를  갑자기 자지러지게 웃게 만들었다. 서로의 마음을 알면서도 쉽사리 고백하지 못하는 친구 사이의 이야기인데, 어찌나 귀엽던지... 읽는 내내 큭큭댔다.

특히나, 산타 모자를 쓰고 있다가 아이들에게 봉변당하는 순간, 나타는 친구..
헬멧을 내밀고 얼른 타라고 했는데....
밑의 그림을 보니 자전거?!
어찌나 웃었는지 배가 아플정도였다. 정말이지 귀엽고 발랄한 단편이었다. 

마지막 작품인 <Spank Swank!>는 게이이지만 취향은 노말인 남자와 헤테로 섹슈얼이지만 취향은 M인 남자의 이야기이다. 서로 자신의 성벽이나 취향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두 사람이야기인데, 코믹하면서도 세상의 편견때문에 상처받았던 남자의 이야기이다. 은근히 웃겨주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네 편 모두, 소재가 하나도 겹치지 않는다.
두근거림을 주는 작품도 있었고, 애절한 작품도 있다. 귀엽고 발랄하면서 웃음 폭탄을 안겨주기도 했고, 은근한 웃음을 준 작품도 있다.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 없을 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야마시타 토모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정말 좋아할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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