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키 선생의 사건일지 미스터리 야! 5
야나기 코지 지음, 안소현 옮김 / 들녘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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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처음으로 접한 건 5년전쯤이었나.. 그때 한번 읽고 재작년에 다시 한 번 더 읽었던 기억이 난다. 두 번을 읽었음에도 지금은 대략적인 내용만 생각날 뿐 세세한 부분은 거의 다 잊어 버렸다. 워낙 독특한 인물들이 많이 나오는데다가, 그들의 대화나 행동이 워낙 해괴망측, 예측불가여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고양이가 화자로 등장해 인간 세상을 풍자하는 내용이었는데, 그게 무척이나 독특하고 신선했으며, 무척이나 많이 웃었던 기억도 난다. 또한 메이지 시대에 접어들면서 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세상을 등지고 살았던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지만, 워낙 별별 일이 다있었던지라 지금은 띄엄띄엄 기억이 날 뿐이다.

그래서 이 책에 무척 관심이 갔고, 기대에 부풀었다.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일상 미스터리의 재미를 추가한다라.... 나쓰메 소세키의 팬뿐만이 아니라 일상 미스터리를 즐기는 팬들에게도 무척 기대감을 주었으리라.

총 6편의 연작 단편 소설집인 <소세키 선생의 사건 일지>에 나오는 일화들은 모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또한 조금 달라진 점은 여기에서의 화자는 고양이가 아니라, 영어 선생인 구샤미의 집에 식객으로 들어오게 된 서생이 화자이자 탐정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점은 이야기의 결말이 달라진 것이라 할까.. (더이상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므로.. ^^)

나머지 주요 등장인물인 뻥쟁이 메이테이와 이상한 연구를 하는 간게쓰는 여전히 이상야릇한 이야기와 행동을 하는 건 변함이 없다. 음.. 구샤미 선생의 경우에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보다는 조금 더 방정맞고 촐싹댄다고나 할까. 물론 구샤미 선생의 기본 성격은 괴팍한 건 맞지만 이정도로 촐싹 방정맞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다... 뭐 어쨌거나... 

소설에서 모티브를 따온 만큼 미스터리의 경우 그다지 복잡하다거나 어둡다거나 하는 건 없다. 그냥 일상 미스터리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하지만 원작 소설에서 그런 부분에 착안해 미스터리로 만든 점은 분명히 사줄만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내게 있어 원작 소설에 대한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원작 소설 쪽이 더 재미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고양이가 화자로 인간 세상을 바라 보는 건 정말 독특한 시각인데다가, 인간이 얼마나 겉멋에 치중하고 속알맹이 없는 족속인가가 분명하게 드러나 웃음이 터지는 포인트가 꽤 많았기 때문이다. 책소개에는 포폭절도.. 란 말이 있는데, 내 경우엔 그정도는 아니었다랄까. 시도는 참신했지만, 풍자와 해학적인 면에서는 원작에 미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부분이 좀 아쉬웠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해석만큼은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그리고 이 소설로 인해 원작 소설에 대해 관심이 생긴다면 더 좋은 일이겠지.. 

왠지 이 책을 읽고 나니 나쓰메 소세키의 원작 소설을 한 번 더 읽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면서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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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3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재밌어보이는 걸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손이 안가서 벼루고 있는데 이 책 읽고나서 읽고싶어지게 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