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사냥 中
와타세 유우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벚꽃사냥 상권을 보고 나서 중권을 얼마나 기다려 왔던지.
번역본이 생각보다 늦게 출간되어 애타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완결권까지 나왔으니 그 심정을 무엇에 비하랴.

아름답지만 위험한 서양 인형 사이키 소마. 그리고 가난한 집안 환경때문에 다른 집에 팔려 갔지만 큰 뜻을 품고 도쿄에 온 타카미 마사타카. 그들의 만남은 진정 운명이었던 것일까. 둘의 만남은 우연처럼 보였으나 그후 일은 걷잡을 수 없이 돌아간다.

2권은 1권보다 더욱더 위험하고 에로틱하다. 소마의 마사타카에 대한 마음은 과연 무엇일까. 자신의 감정은 완전히 죽여 버린채 살아 왔던 서양 인형 소마. 그러나 마사타카와의 만남은 죽어 버린 심장을 다시 뛰게 했고, 잃어 버린 감정을 다시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그런 소마의 관심과 사랑이 무엇인지 짐작도 할 수 없는 마사타카는 혼란스럽기 그지 없고, 더이상 참을 수 없어져 그 집을 나오고자 한다. 그러나 소마는 마사타카에게 거래를 제안하는데...

보는 내내 가슴을 졸였다. 인간의 감정을 되찾게 된 소마의 변화는 놀라웠다. 손만 뻗으면 모든 걸 가질 수 있는 그였지만, 그의 심장을 다시 뛰게한 소년 마사타카만은 손안에 들어 오지 않았다. 그는 그를 곁에 두고 싶어 비겁한 방법까지 동원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진심을 전하지 못해 안타까워 한다. 처음으로 느낀 감정. 그것은 그의 마음 속 장벽을 허물어 버렸고, 그것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타오른다. 마치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바싹 마른 풀들에 불이 붙어버린 것처럼.

마사타카의 입장에서는 그런 것이 도통 이해되지도 않을 뿐더러 자신을 희롱하는 것이라 여긴다. 그리고 그것이 두렵고 또 두렵다. 그러면서도 그를 벗어나지 못하는 건 왜일까.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끈이라도 있는 것처럼.

2권에서 흥미로운 건 물론 소마의 감정 변화이다. 아무런 표정없던 그가 얼굴에 표정이 생기고 괴로워 하는 모습을 보는 건 무척이나 인상깊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표정은 섬뜩할 정도이다. 게다가 백인일수에 나오는 와카는 소마의 마음을 그대로 전하는 듯하여 무척이나 애틋했던 장면이기도 하다.

또한 천하의 난봉꾼이었던 마사타카의 형에 대한 이미지가 확 바뀌는 것도 2권의 특징 중 하나이다. 그가 왜 그런 길을 걷게 되었는지, 마사타카와의 관계는 왜 그렇게 되어 버렸는지를 잘 말해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형제간의 우애에 울컥하게 만든 장면도 여러번 나온다. 특히 형이 남기고 간 하모니카를 불며 눈물을 짓는 마사타카의 모습은 못내 가슴이 아팠다.

사이키 가문에 얽힌 비밀은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내고, 사쿠라코의 오빠에 대한 감정은 뒤틀린 애증으로 표현된다. 가족이지만 서로를 증오하는 모습, 그들은 왜 그렇게 어긋나게 되어 버린 것일까. 또한 카츠라기의 소마에 대한 애정은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겉으로는 엘리트처럼 보이는 인간이 속은 썩어 있는 경우가 많다. 카츠라기가 바로 그런 경우가 아닐까. 그런 타입은 자신이 원하는 걸 손에 넣지 못하면 차라리 없애려는 타입이다. 그래서 사쿠라코처럼 증오나 경멸을 드러내는 타입보다 더 위험한 게 카츠라기일지도 모른다.

몸도 마음도 갈갈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소마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마사타카. 자신의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으려 하는 소마. 자신의 아버지와 오빠 소마에 대해 증오를 드러내는 사쿠라코. 그리고 보답받지 못할 사랑에 증오를 키우게 되는 카츠라기. 완결은 도대체 어떤 식으로 나게 될 것인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두렵다. 결말이 비극이 될 것이란 건 처음부터 암시되어 있었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처절하고 처참할 것인가에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