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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사람 (Deluxe) - 뉴 루비코믹스 스페셜 008
콘노 케이코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3월
평점 :
뉴 루비 디럭스 시리즈가 두꺼운 줄은 알았지만, 역시 책을 받을 때마다 그 두께에 기분이 흐뭇해지는 건 감출수 없다. 만화지만 양장본이란 건 둘째치고, 페이지가 무려 400페이지가 넘어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행본 미수록 만화까지 있으니 더 좋다고나 할까.
귀여운 사람에는 표제작인 귀여운 사람외 2편의 단편이 더 실려있다. 집시 on the 플래닛은 판타지 성향이 강한 작품이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은 완전 초단편이다. 총 4페이지이니 소설로 치면 쇼트쇼트라고나 할까? (笑)
각설하고!
본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귀여운 사람은 학원물이다. 고교 1년생 후배와 2년생 선배사이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를 비롯해 사이드 커플로 등장하는 소꿉친구 이야기가 있다. 일단 이케우치와 시노다 커플을 보자면, 이케우치는 1학년, 시노다는 2학년으로 농구부 소속이다. 어느 날 시노다의 이케우치에게로의 폭탄선언! 이케우치는 놀라는 한편 그런 시노다가 너무 귀여워 어쩔 수 없을 정도.
학원물인 만큼 가볍다. 게다가 청춘들 -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 답게 씬이 좀 많은 편이다. 게다가 은근히 야하기도 해서 BL물을 어느 정도 봤다는 나도 솔직히 말해 좀 부끄러워졌다. 사실 리맨물처럼 색기가 넘친다는 건 아니지만, 왠지 어린 녀석들이라고 생각하니 그것만으로 야하단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
하지만 아무리 BL물이라도 씬에만 집중하면 재미가 없다. 학교 생활을 비롯해 클럽 활동(농구부), 사복 입고 데이트 등 다양한 이야기가 포진되어 있다. 특히 두 사람은 농구부 선후배 사이이기 때문에 여름 방학 합숙 훈련 같은 이야기도 들어가 있고, 시험 공부 이야기도 들어가 있다. 즉, 학원물이란 설정을 곳곳에서 보여 준다.
또한 두 사람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교실에서 H를!?
이 장면을 보면서 청춘들이란.... 하고 웃음이 나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귀여웠던 이유는 언젠가 졸업을 해서 학교를 떠난후 학교를 추억할때 곳곳에 쌓인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서라나? 너희는 어려서 잘 모를테지만 졸업하면 학교에 대해 그다지 추억을 하지 않게 된단다, 아그들아... 또한 사실 앞날을 모르는 건데, 너희가 헤어질수도 있는 것이니 만큼 그런 추억을 만든다면 학교를 볼 때마다 아픈 기억이 될지도 모르는데... 아직 생각이 어리구나... 라는 생각도 잠시. 뭐, 내가 걱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흠흠)
하지만 고교생들인데 좀 지나친 감이 있지 않나 싶은 생각도 가끔 들기는 했다. 특히 둘이서 작은 다툼을 할 때는 역시 어리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하지만 두 사람이 진심이 아니란 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어쨌거나 어린 만큼 순수한 건 맞으니까.
난 이케우치와 시노다 커플도 귀엽고 재미있었지만 사실은 사이드 커플인 미나카와와 신 커플이 더 마음에 들었다. (이상하게도 난 주연 커플보다는 항상 조연 커플에 더 매료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소꿉친구라는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설정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미나카와를 좋아했던 신. 그러나 미나카와는 신을 좋은 친구이자 섹스 파트너 정도로만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미나카와가 지금 꽂힌 건 시노다이기 때문에 옆에서 지켜보는 신의 입장은 말 안해도 다 알겠다.
신과 미나카와의 에피소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역시나... 선풍기 사건이 아닐까. 신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했는데, 미나카와의 그 뚱한 반응이라니.. 나같으면 애시당초 친구의 연을 끊었을 거다. 그러나 그런 미나카와도 사랑스럽다니, 사랑의 콩깍지가 씌이면 정말 이성은 지구밖으로 날아가 버리는 건지도...
집시 on the 플래닛은 현대판 흡혈귀물이랄까. 무척 인상적인 단편이었고, 사실 표제작인 귀여운 사람보다 더 마음에 든 작품이기도 했다. 영원히 죽지 않는 불멸의 존재 흡혈귀. 그러나 그들이 사랑하는 존재는 유한의 존재인 인간이다. 그렇다보니 가끔은 선을 넘기도 한다.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한 망각의 주문은.. 아이러니 하게도 '사랑해'라는 말. 왠지 이룰수 없는 사랑, 가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처절함이랄까, 아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하는 주문이다. 그러나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랄까? (笑)
귀여운 사람은 단행본 1, 2권의 합본 분량에 단행본 미수록 작품이 두 편이나 실려 있어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특히나 학원물에서 판타지까지,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