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혁명 - 지구와 평화롭게 지내기
존 벨라미 포스터 지음, 박종일 옮김 / 인간사랑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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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환경 문제이다. 나는 평소 자연 다큐멘터리를 즐겨 봐오고 있는데 요즘은 특히나 환경 문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자주 접하게 된다. 1980~90년 대에 처음으로 문제시 된 온실 효과. 현재에는 온실 효과를 넘어 지구 온난화 문제로 지구가 들썩이고 있다. 

북극과 남극, 아이슬란드,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 내리기 시작하면서 바닷물의 담수화 비율이 높아져 빙하와 유빙을 이용해 살아가던 북극곰의 생존에 적신호가 들어 왔다. 2040년이면 북극곰이 멸종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 시기는 앞으로 더 당겨져고 있다. 또한 히말라야 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내리면서 물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 났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6˚C가  올라 가면 남반구는 사막화 되고, 인류 역사상 최고 더운 날들이 이어질 것이고, 지구의 평균 온도가 6˚C 내려가면 지구에 다시 빙하기가 찾아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구의 온난화는 북반구를 얼게 만들고 반면 남반구는 더욱 뜨겁게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엔 그 이야기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되니 의문이 싹 풀렸다. 북극과 남극등의 빙하가 녹으면서 생겨난 해빙수는 바닷물의 담수화 농도를 높여 바닷물이 더이상 순환하지 않게 만들어 북반구는 더욱 추워지고, 북극과 남극등의 빙하가 녹으면 태양열의 반사율이 현저히 낮아지게 되므로 역으로 남반구는 사막에 가까운 기후가 된다고 한다.

지금도 세계는 환경 파괴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은 무분별한 벌채로 파괴되어 아마존강은 범람하고, 아프리카에는 우기가 찾아오지 않는다. 아시아의 사막은 점점 넓어 지고, 고산 식물들은 사라지고 있고, 해발이 낮은 지역은 침수 피해가 적잖이 생기고 있지만 아직 그것이 도시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썩 와닿는 일이 아니다. 실제로 지구 전체가 따뜻해지면서 비와 안개로 유명한 영국 일부 지방에서는 올리브와 포도 재배가 가능해졌다. 이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로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한류성 어류가 사라지고 원양어업으로 잡아들이던 참치가 근해에서 잡히기도 한다. 바다는 백화현상이 심해지고 해파리떼가 극성을 부린다. 이렇게 가다가는 향후 100년내에 한반도에 겨울이 없어질 것이란 조심스런 추측도 나오고 있다.

대기중의 이산화탄소가 높아짐으로 인해 지구 온난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지만 오히려 그것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높은 선진국이나 도시에 피해를 준다기 보다는 오히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제로에 가까운 북극이나 남극, 아프리카 등지에 커다란 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일종의 나비효과랄까.

생태혁명은 이처럼 환경 문제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은 지구와 인류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또한 지구 대다수의 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자본주의가 지구를 파괴하고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는 독특한 관점으로 씌어진 책이기도 하다. 사실 자본주의가 지구를 오염시키고 파괴했다는 말은 일리가 있다. 자본주의는 이윤을 추구하는 시스템이다. 그러하다 보니 지구의 자원은 고갈될 정도로 이용하고 또 이용하고 있으며, 더많은 이윤을 얻어 내기 위해 지구 곳곳을 파괴하고 있다. 또한 다국적 기업들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았던 곳들도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파괴하고 있다. 창조를 위한 파괴인가, 파괴를 위한 창조인가.

다국적 기업의 거대 자본앞에 힘없는 약소 국가들은 무너지고 있다. 밀림을 파괴해 농장을 세우지만 그것이 원주민을 위한 일은 아니다. 원주민들은 쫓겨나고 거대 기업이 그 자리를 꿰차고 앉아 돈을 벌어 들인다. 게다가 그곳에 살고 있던 동식물마저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인류는 과연 이러한 문제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저자 존 벨라미 포스터는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이념에서 사회주의적 생태혁명을 언급하고 있다. 자연과 토지는 원래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그러나 오만한 인간은 지구의 자원과 자연을 모두 자기 것인양 착취하고 있다. 게다가 이윤을 창출해야하는 자본주의의 기본 이념은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저자의 자본주의 비판과 마르크스의 사회주의적 생태혁명에 대해서는 나도 어느 정도 동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가능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마르크스의 사회학적 생태론은 현실에 어느 정도 부할하는 것일까. 마르크스가 생존했던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 본다면? 그리고 이런 이론을 지구에 존재하는 나라 중 몇 개의 나라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 것을 생각해 본다면 무척이나 암담할 뿐이다. 또한 마르크스의 사회주의적 생태론이 과연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나 실천되었고, 그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대 사회주의 국가를 보면 그에 대해서도 사실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이론은 좋으나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게 없다고나 할까. 왠지 그래서 무척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해야한다는 것은 누구나, 어느 나라나 알고 있다. 하지만 화석 원료를 주로 사용하는 나라들이 이윤과 발전을 포기하고 그것을 받아 들일 수 있을까.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록하는 미국은 교토 의정서를 탈퇴함으로서 그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자신들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진국도 그렇지만 개발도상국은 어떨까. 그들은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공장을 가동하고 화석연료를 사용해야만 한다. 그런 나라에게 개발을 포기하라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나라들이 그것을 받아 들일 수 있을까.  

지구 온난화로 인해 바닷물의 높이가 높아지고 있다. 국토가 해발 1M밖에 안되는 네덜란드의 경우 바닷물의 침수 피해에 대비해 방조제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자본과 기술이 있는 나라의 경우 당장은 급한 불을 끌 수 있지만 자본도 기술도 없는 아프리카나 동남 아시아 등은 어떻게 될까.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거의 없는 그런 나라들은 고스란히 그 피해를 감당해야 할까. 어느 쪽으로 보나 암담하기만 하다. 물론 지구 온난화로 인한 피해 정도는 지금 예측하고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는 것을 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최악의 상황보다 더 최악인 상황이 오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생태혁명은 지구와 인간이 공존 공영 공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책이며, 사회학, 경제학, 문화인류학, 자연과학등에 기반해 저자의 논거를 펴고 있다. 또한 그 해답은 사회주의와 사회주의적 생태혁명에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현재 자본주의 국가들은 사회주의로 노선을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사회주의적 생태론은 재고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보인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러한 것이 자본주의 시스템하에서 굴러가고 있는 나라들에게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자본주의 국가들의 연구원들은 이에 반대하며 낙관론적 입장을 내놓거나 자신들의 나라만이 가능한 대안을 내놓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인류 자체의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우리는 우리가 발딛고 살아가는 지구를 위해, 아낌 없이 주는 나무처럼 우리를 지켜줬던 지구를 위해 이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그 해답은 우리 바로 옆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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