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뭐랄까. 사랑을 하게 되면 혹은 사랑에 푹 빠지게 되면 겪는 과정이 하나 있다. 바로 그건 행복에 겨워하면서도 소심해진다는 것. 물론 사람의 성격상 모두 소심해지는 과정을 겪는 건 아니겠지만 말이다. 또한 이 세상의 여자(혹은 남자)는 모두 내 손안에 있소이다 라고 생가하는 바람둥이의 경우에는 좀 다르겠지만.. 어쨌거나 사랑의 한 과정으로도 은근슬쩍 소심해지는데 원래 성격이 소심한 사람이 사랑을 하게 되면? 어허라.. 이건 이중고다. 물론 여기서도 한가지 더. 소심한 사람이 사랑을 하면서 갑자기 대범해 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드문 경우이므로 일단 제외하기로 하자. 소심한 자의 행복에는 총 4커플이 등장한다. 표제작인 소심한 자의 행복은 쌀집 주인 카와타와 그 건물에 세들어 사는 대학생 유우키 편이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학에 다니지만 돈이 없어 굶다가 결국 카와타의 쌀집에서 쌀을 훔치다가 딱 걸린 유우키. 카와타는 그후 유우키에게 밥을 해 먹이는 등 이런저런 신경을 써주게 된다. 그런 모습에 유우키는 어느새 카와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데.... 좋아하면서도 고백하기 힘들다.. 이건 대체로 그런게 아닐까. 사실 평소에는 좀 대범한 사람이지 싶더라도 상대를 앞에 두고 '당신을 좋아합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은 힘들다. 그런데 유우키처럼 극소심남이 카와타를 상대로 고백하기란 정말 힘들었을듯. 게다가 카와타는 결혼도 한 번 했던 노말아닌가. 충동을 주체하지 못하고 카와타에게 키스했다가 그후론 꽁무니를 빼고 있는 유우키. 왠지 그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사실 키스란 건 굉장히 쑥스러운 일인걸... 어쨌거나 사고(?)는 먼저 친 주제에 도망다니는 유우키의 모습이 너무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 게다가 좀 츤츤거리면서도 유우키를 많이 생각해주는 작은 거인 카와타의 모습도 꽤나 귀여웠고.. 사실 유우키가 소심남이라 덩치는 커도 수가 될 줄 알았는데... 호오라... 그럴때만 괴력을 발휘하시는군요, 유우키. 뭐 둘이 행복하다면 그걸로 된거지~~~ 두번째 커플은 호스트바의 사장인 에이토와 매니저 미츠오 커플. 둘은 먼 친척 관계이지만 사실은 남이나 다를바 없다고 할까. 미츠오 집안의 문제로 인해 미츠오를 어릴 때부터 돌봐줬던 에이토를 사실 미츠오는 남몰래 짝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늘 여자를 옆에 끼고 다니는 에이토에게 그런 마음을 고백할리 만무 없는 미츠오였으니... 사실 미츠오의 외모를 보자면 마초스타일인데.. 음.. 은근 소심쟁이구나~~~ 하긴 에이토의 포스가 워낙 강력하니... 둘은 내가 좋아하는 체격이 비슷비슷한 공수라고 할까. 음... 게다가 왠지 미츠오는 M, 에이토는 S 성향이 눈에 띈단 말이지.. 유우키가 필요 없다고 준 성인용품을 그렇게 잘 활용할 줄이야.. 턱수염이 그런 표정으로 그런 모습으로 있으니 웃음이 푸핫하고 터져버렸다. 그치만 왠지 귀엽기도.. 음... 이 둘의 이야기는 에이토의 오해와 소심한 미츠오의 우유부단함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라고 할까. 사실 알고 보면 에이토도 미츠오앞에선 소심한 것 같던데 말이지... 하여간 좀 괴팍하고 독점욕 강하긴 하지만 그런 에이토가 미츠오는 세상 누구보다 사랑스럽다니, 사랑의 콩깍지의 힘은 위대하여라~~~ 세번째 커플은 하루미와 라이토. 음. 뭐랄까. 소심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요 이야기는 캐릭터가 좀 독특하다. 바로 데이 워커 흡혈귀의 등장이랄까. 솔직히 말해 뱀파이어는 에로틱하다. 다른 곳도 아닌 목을 무는 것이니까. 여기선 그다지 에로에로한 뱀파이어는 아니지만... 귀엽다고나 할까? 네번째는 소꿉친구 커플이야기였는데, 고교생이 주인공. 친구에게 나쁜 짓하면 벌받는다 카나(메)!! 어린 녀석들이지만 나름 귀여웠다는 생각이... 총 네 커플이 등장해서 시끌벅적, 웃음 터지고, 은근 에로에로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사실 나오노 보라는 처음인데 이 책을 읽어 보니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소심한 남자의 이야기지만 신파도 아니고 질질 매달리는 것도 아닌 점이 좀 산뜻했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