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랑에 묶이고 싶어 - 러쉬노벨 로맨스 241
아이다 사키 지음, 아리마 카츠미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BL소설 작가 중 아이다 사키를 첫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아한다. 아마미 X 진나이 커플이 등장하는 <안녕을 말할 생각은 없어>, <사랑한다고 말할 생각은 없어>를 시작으로 S 시리즈 총 7편, 그리고 홍콩 마피아와 경찰의 사랑을 그린 <거짓의 장미에 안겨>와 성향이 조금 다르지만 무척이나 상큼발랄했던 <라이크 파더, 라이크 선>까지 왠만한 건 다 읽었고, 매우 만족했다. 
그래서 신작 소식이 나왔을 때 너무도 반가웠고, 얼른 사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제목을 봤을 때, 이제까지의 성향과는 다른 작품일거란 생각은 들었지만, 이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일단 표지를 봐도 쇠사슬이 있는 걸 보아 감금 플레이가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그리고 나서 뒷 표지에 있는 줄거리를 보고 경악하고 말았다. 사실 감금 플레이의 경우 감금을 하는 사람은 보통 공인 경우가 많고, 수는 그 피해자이며 강공의 압력에 시달리다 마음이 기울어진다.. 대충 이런 스토리가 많은데, 여기서는 반대로 수가 감금을 하고 공이 감금을 당한다. 결국, 그말은 공이 수에게 덮쳐진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물론 공수의 역할이 꼭 일정하란 법도 없으니, 수의 성격이 괜찮으면 - 이럴 경우 공에 가까운 수일 경우- 꽤나 근사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 

그러나 이거 왠걸... 뒷통수를 맞아도 세게 맞았다. 수는 정말 여리여리 천상 수타입, 공은 보통 공인데, 도대체 여리여리 수와 감금이란 코드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수인 아키 시노부의 입장도 본문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납득이 가긴 하지만, 이거 영 이상하다. 게다가 공인 나가세 유타카도 캐릭터가 특이한 점이 없이 너무 밋밋하다는 것도 문제다. 즉, 공수 캐릭터 모두 별 특징이 없는 캐릭터란 뜻. 

이러다 보니 질척질척 끈적끈적 플레이가 나올 건 뻔한 예상대로 흘렀고, 미국으로 떠나기 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감금을 한 상대가 갑자기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수에게 급격히 마음이 기울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는 것도 뻔한 스토리로 흘렀다. 

일단 세 편의 연작 단편이라 볼 수 있는데, 첫번째는 아키의 입장에서, 두번째는 나가세의 입장에서 서술된다. 감금에서 연인이 되기까지가 첫번째 이야기, 연인이 된 후 닥쳐오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관한 것이 두번째 이야기이고.. 마지막은... 나가세의 집에 아키가 인사를 하러 간다는 것인데.... 아아아아아아... 이런 전개 너무 싫다. 

이렇다 보니 아이다 사키의 소설이 아니라 그저 그런 흔하디 흔한 소설같은 느낌이다. 너무나도 흔해서 두 번 다시 거들떠도 보기 싫은 그런 느낌이랄까. 첫번째 단편이 2006년에 처음으로 쓴 것이고, 그 후의 이야기가 덧붙여 졌다고 하는데, 수 캐릭터인 아키의 성격에 많은 변화를 주어 개작한 것이라 한다. 작가 코멘트에 따르면 아키는 원래 여왕수 캐릭터였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것이 더 나은 설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소녀 모드 수 캐릭터에 의한 감금 플레이라니, 이거 영 뒷맛이 찝찝할 뿐이다.   

<이 사랑에 묶이고 싶어>는 이제껏 개성강한 인물들과 탄탄한 스토리 전개로 BL 소설 이상의 소설을 써온 아이다 사키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이질감이 크다. 차라리 내가 모르는 작가나 뻔한 스토리만을 써대는 작가가 쓴 작품이라고 하면 믿을 수 있겠다. 정말 별점은 거의 주고 싶지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 그나마 별점을 조금 줄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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