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사 2 - 비천편
유메마쿠라 바쿠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아베노 세이메이 X 미나모토노 히로마사 콤비 제 2탄!
어둠이 진정한 어둠으로 존재하고 인간과 요괴가 공존하던 헤이안 교 시대. 그 시대를 살았던 최고의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와 그의 친구 미나모토노 히로마사. 모든 것에 초월한 듯한 이미지의 세이메이와 사람 냄새 폴폴 풍기는 히로마사는 왠지 잘 어울리지 않는 듯 하면서도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친구이다.

최고의 음양사로 환술, 주술 등에 능한 세이메이이지만, 원령이나 악귀를 퇴치하는 것보다 그들의 사연을 들어주고 원념을 풀어 주는 세이메이와 무사이지만 칼보다는 음악과 풍류를 사랑하고, 원령들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가지는 히로마사는 그래서 코드가 더 잘 맞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음양사 2권인 비천편은 총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그래서 1권보다는 좀 짤막짤막하다는 느낌도 든다. 2권 역시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첫번째 작품은 수령이 천년 이상 된 나무에 깃든 정령의 이야기랄까. 사실 물건이든 생물이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정령이 깃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사람은 기껏해야 100년을 살까 말까하는 존재이지만 수령이 오래된 나무에는 정령이 깃들어 있을 법도 하다. 사천왕상과 그것이 밟고 있는 시귀의 이야기. 무척이나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엉터리 법사의 경우 인간으로서 환술에 호기심을 품고 자신의 능력 이상을 행하고자 하는 사람의 욕망이 낳은 인과의 이야기랄까.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지 자신의 능력 이상을 바라면 안된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곤 한다.

다라니선도 비슷한 이야기인데, 사람은 신선도 신도 부처도 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해주는 듯 하다. 그러면서도 사람은 사람으로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암시도 주는 이야기였다.

이슬이라 대답하고에는 백귀야행이란 소재가 쓰였고, 귀신 고마치는 인간의 끝도 없는 욕망이 낳은 비극을 이야기한다. 특히 귀신 고마치에서는 세이메이도 히로마사도 그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틋한 감정을 보이는데, 세미에이의 경우 늘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라 세이메이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세이메이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걸 보여 줌으로, 그 역시 최고의 음양사 자리에 있지만 역시 사람이란 걸 다시 한 번 확인 시켜 주었다.

모모조노는 풍수와 관련된 이야기였고, 호리카와바시 다리는 이무기의 출산과 관련한 이야기였는데, 특히 호리카와바시 이야기에서는 미나모토노 히로마사란 인물에 대해 자세히 언급이 되어있다. 그의 출생부터 그의 사람됨이랄까, 그러한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특히 무인이면서도 풍류를 즐기고 음악을 사랑하는 히로마사의 모습에 대해 잘 나와 있기도 하다.

세이메이와 히로마사는 서로를 보완해 주는 존재로 보인다. 물론 세이메이의 능력은 인간을 초월하는 것처럼 보이나 어차피 그도 인간이다. 그가 풀 수 없는 문제, 해결할 수 없는 일도 있고, 가끔은 수수께끼에 가로막히는 일도 있지만, 히로마사가 그런 점을 보완해 준다고 할까. 그러니 명콤비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세이메이와 히로마사의 대화를 읽으면서 늘 웃음이 지어진다. 술잔을 앞에 놓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 두 사람의 모습. 가끔은 짓궂게 히로마사를 놀리는 세이메이의 모습과 그런 세이메이의 이야기에 당황하는 히로마사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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