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애보 2
나예리.이현숙.임주연 외 글.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순애보 2권의 코드는 BOY'S LOVE~~
생각외로 두툼한 책 두께에 가슴은 두근두근, 게다가 작가들의 이름만 봐도 가슴은 벌렁벌렁.
BL이라니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얼른 읽어야지!!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펼쳤다.
아쉽게도 순애보 1권은 읽지 못해 2권부터 읽게 되었는데, 이거 너무 좋다....

일곱 명의 작가들의 일곱 색깔 이야기.
판타지처럼 보이는 작품도 있고, 연상연하 커플이 연애를 하면서 부딪히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을 그린 작품에다 시대물까지....
입맛따라 골라 먹을 수 있는 모 아이스크림 광고가 생각난다. 하지만 그 아이스크림은 모든 맛을 한 번에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 책은 다양한 작가들의 다양한 그림체와 이야기, 게다가 여러 장르를 한번에 맛볼 수 있다는 큰 메리트가 있다.
한 작가의 작품을 단행본으로 만나는 것도 좋지만, 여러 작가의 작품을 책 한 권에서 만난다는 것.. 그건 꽤나 근사한 일이었다.

첫번째 작품인 달밤은 위험천만!은 판타지풍이다. 늑대 인간의 이야기랄까... 근데, 마지막 반전에서 뒤집어지게 웃고 말았다. 호오, 이런 비밀이 있었단 말이지... 그치만, 그 반전이 없어도 근사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두번째 작품은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나예리 작가의 작품... 일단 캐릭터를 보면 뽀대가 난다. 뭐랄까, 조금 마른듯한 체형이지만 간지난달까.... 그래서 등장 인물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기분이랄까....  게다가 무척이나 현실적인 이야기라 공감이 많이 간다. 사실 남남 커플만 연애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다. 남녀 커플도 연애를 하면서 수많은 고비를 넘어야 한다. 특히 연상연하 커플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리라. 여기에선 두 사람의 나이차가 8살. 사고 방식의 갭이 보여주는 갈등을 무척이나 잘 표현해냈다. 사랑에는 나이도 국경도 없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정도의 문제랄까. 문제가 아예 되지 않을 수는 없단 말이다. 원래 콩깍지가 제대로 씌었을 때만(!) 문제가 없는 것이니까.

올빼미의 정원, 그러나...는 시대물이다. 전자는 확실한 시대는 모르겠지만 이탈리아 귀족들의 이야기이고, 그러나.. 는 일제 시대 이야기로 일본 유학중인 조선인과 독립운동가, 그리고 일본인 남창의 이야기랄까.. 두 작품 다 위험하고 위태위태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더불어 보답받지 못할 사랑의 아픔도....

끝없는 밤에 태어나다는 왠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생각난 작품인데, 작중 등장 인물의 이름이 데미안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또한 조슈아의 심리적 성장을 도와준 인물이자, 어둠을 상징하는 인물이 바로 데미안이기 때문이다. 계부에 의한 성폭행, 가족의 방관과 무지 등 작품 코드 자체는 무척이나 어두웠다.

마지막 작품인 성역은 무척이나 흥미로웠는데, 바로 알렉산더 대왕과 다리우스 3세를 모델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것이 오리지널 스토리이긴 하지만, 그 자체로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가슴 한켠이 찡해지는 그런 이야기였다. 만약 그런 시대가 아닌 다른 시대에 만났더라면 두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 글쎄, 그건 아무도 모른다. 인생이란 그런 묘미가 있는 것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