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노어! 너만의 생각을 키워라
휴 매클라우드 지음, 이원 옮김 / 페이퍼로드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IGNORE EVERYBODY!
모두를 무시하라니, 이 책의 원제는 무척이나 직설적이다. 속단하기엔 이르지만 책의 제목만을 보고도 저자의 성향을 조금은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무척이나 간결한 제목이라 눈에 확 들어 온다. 게다가 책 앞 뒤표지의 강렬한 보색 대비는 정말이지 눈에 확 띈다. 이 또한 이 책의 내용이 그만큼 톡톡 튄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까.

<이그노어! 너만의 생각의 키워라>의 저자 휴 맥클라우드는 카투니스트로 성공을 한 인물로, 이 책은 그가 성공하기까지의 여정에서 경험하고 깨달은 것들과 주변 사람들이나 성공한 유명인들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우리 안의 창의성과 창조성을 끄집어 낼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총 40개의 꼭지로 이루어진 이 책은 그의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카툰과 그의 글들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러고 보면 요즘은 인터넷이란 매체와 블로그란 형식을 빌어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구축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나도 하루에 몇 시간씩은 꼬박 컴퓨터 앞에 앉아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정말 세상에는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블로그 운영을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톡톡 튀는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다가 책을 내고 유명인이 된 사람의 경우도 수없이 많이 보고 있다. 그러하기에 이 책은 요즘 트렌드를 무척이나 잘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서 유명인이 되는 방법에 관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떠올릴수도 있겠지만, 여기에 나오는 인터넷 블로그란 것은 저자가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해서 성공한 예시 사례로서 봐야 할 것이다.

휴 맥클라우드는 광고업계에서 일을 하며 때로는 성공도 때로는 좌절도 맛본 사람이다. 그는 늘 지니고 다닐 수 있는 명함이나 명함 크기의 종이에 카툰을 그리고, 그것을 인터넷에 연재하면서 점점 알려지게 되고, 지금은 유명한 카투니스트이자 유명 광고회사의 직원이 되었다.

그렇다면 그의 성공 비결은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그건 바로 창의성이란 것이었다.
우리는 창의성이란 건 '특별한' 누군가의 재능이라고만 생각해 왔다. 하늘에서 내려준 재능이랄까, 그런 걸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이 발휘할 수 있는 '어떤' 것. 사실 나 역시 그러한 것은 특별한 사람들만의 소유물이란 생각을 해왔다. 물론 어린 시절에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 창의적이라고 하기엔 좀 모자라지만 - 생각들을 해 온 사람도 많고, 시도해 보려고 애쓴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사회에 나가게 되고 단체 생활을 하게 되면서 우리는 천편일률적인 사고 방식에 묶여 버리게 된다. 스스로의 선택권을 가지게 된다기 보다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규칙안에서 그리고 모두가 내는 목소리에 이끌리게 된다. 사실, 살아가는 데는 그게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것은 결국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일 수 밖에 없다.

요즘 시쳇말로 사오정(45세가 정년)이 되는 사람이 부쩍 늘어가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말을 인용하자면 그들은 경력 20년의 사원이 아니라 20번 반복된 1년 경력일 뿐인지도 모른다. 회사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에서 그들이 원하는 일만 하다보면 자연히 창의력이나 창조성을 이용해서 일을 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일반 회사 뿐만이 아니다. 비슷한 소재의 책이나 영화, 비슷한 멜로디나 가사를 가진 노래 등등 요즘은 표절 시비에 휩싸이는 문화 컨텐츠도 수도 없이 많다. 이는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자신만의 개성, 특질이 없다는 것, 즉 창의성이 결여된 문화 컨텐츠란 말이 아닐까.

휴 매클라우드는 각각의 꼭지에서 다양한 예를 들면서 우리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 준다. 그건 때로는 냉담하고 시니컬하며, 신랄하다. 하지만 동시에 유머러스하며, 사람들을 향한 따스한 애정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책에 실린 그의 카툰을 보면 그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명함 크기의 종이에 담긴 그림과 촌철살인의 문장은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집적체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일시에 성공한 스타였다면 이런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 줄 수 있었을까. 그는 스스로도 성공과 실패를 반복해왔고, 자신만의 분야를 찾는데에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자신이 창의성을 발휘할 분야을 찾았을 때는 묵묵히 그 작업을 수행해 왔고 결국은 자신만의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본문에 나오는 마지막 꼭지가 그의 이야기를 총괄해서 담고 있는데, 그것은 어려워 보이지는 않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 될 수 있으며, 쉬이 실행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면서도 그 실행이 쉽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은 '기본 중의 기본'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에서도 남들이 사는 걸 따라 살 때는 이미 시기적으로 늦은 것이라고 한다.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 남들이 이미 도전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이미 내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보고 도움을 받는 것은 좋지만, 역시 그것이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그리고 수시로 변해가는 상황에서 늘 정체되어 있는 아이디어는 외면을 받게 되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자신안에 숨겨져 있는 자신만의 돌을 찾아 갈고 닦아 보석으로 만드는 것, 그것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다. 누군가에게 발견되기를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찾아라, 그리고 스스로 궁리하라. 모든 것의 시발점은 그곳에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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