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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일본백서 - 일본어가 보이는
임승진.모토야마 다카코 지음 / 와이즈(에듀스크린) / 2010년 2월
평점 :
외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꼭 거치게 되는 과정이 있다. 그건 바로 내가 공부하는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문화나 사회에 관한 것등 궁금해지는 것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 나 역시 처음에는 일본어에 관한 것만을 공부하기에도 바빠서 그런 것은 차후의 문제였지만 조금씩 배우게 되면서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을 조금씩 접하게 되었고, 결국은 일본이란 나라 자체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일본 역사라든가 그런 것을 배우는 것보다는 좀더 간단하지만 확실한 즐거움이 있는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이 책도 바로 그런 책 중의 하나이다.
판타스틱 일본백서는 일단 세 부분의 파트로 나뉘어지는데, 교육 · 문화 · 사회편으로 나뉘어지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교육이라.. 난 일반인이고 학교 과정은 다 마쳤는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그건 별 문제가 안된다. 나역시 일반인이며 벌써 학교 과정은 모두 수료한 나이이지만 이 교육 파트를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의 학제를 비롯해 학교 활동등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유학생을 위한 정보도 있고, 일본의 독특한 학교 문화에 대한 것들도 나와 있다. 일본 드라마나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치챘겠지만, 일본 드라마나 만화는 학원물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하기에 그런 학원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우리나라와는 다른 일본의 학교 문화에 대해서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사진은 일본의 고등학교에 있는 독특한 풍습인데, 바로 졸업식과 관련된 것이다. 일본에서는 졸업식날 좋아하는 남학생(동기든 선배든 상관없음)에게 교복의 두번째 단추를 달라고 한다. 그건 바로 좋아한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지인데, 상대가 두번째 버튼을 떼서 준다면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으로 생각해도 될듯 하다. 나도 두번째 버튼에 관한 건 만화에서 처음 봤다. 제목도 그것이었는데, 처음엔 무슨 뜻인지는 몰랐지만 만화를 읽다가 알게 된 내용이다. 아마도 이런 내용은 다른 책에서는 보기 힘든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런 식의 차이나 칼라 교복(가쿠란)만 적용되지 블레이저 타입은 두번째 버튼을 주기 힘들지 않을까나? (笑)
문화편에서는 성년의 날, 하나비와 유카타, 결혼식, 마츠리 등 일본 특유의 풍습이나 문화와 더불어 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의 모습을 역력하게 보여주는 기사도 있다. 또한 일본 전통의 예능인인 게이샤와 마이코등에 대해서도 잘 나와 있다.
일본의 전통 예능인 게이샤의 모습이다. 하얗게 분칠한 얼굴과 붉은 색으로 강조한 눈매와 입술은 인형처럼 보인다. 게이샤는 유녀와는 다르며, 춤과 노래, 연주뿐만 아니라 화술에도 강하며, 정치 경제 문화쪽으로도 박식한 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유녀와 또 다른 점은 유녀의 경우 오비의 리본을 앞쪽으로 매지만 게이샤의 경우 리본이 뒷쪽으로 간다고 한다.
마이코는 게이샤 견습생이다. 처음에 사진을 봤을 때 왜 이렇게 오비를 치렁치렁하게 늘어 뜨렸지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이 뒷모습으로 게이샤와 마이코가 구분된다. 마이코는 저렇게 오비를 길게 늘어뜨린다고 하니 이제부터는 게이샤와 마이코를 헷갈려 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역시 일본은 애니메이션 강국. 이건 원피스에 나오는 메리고잉호. 실제로 이렇게 만들어져 사람들이 승선할 수도 있다고 한다. 아마도 오다이바에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런 걸 보면 일본이 새삼 대단해 보인다. 일본 방송국은 수도 없이 많고, 수도 없이 많은 편수의 애니메이션이 분기별로 방송되는 걸 보면 역시 애니메이션 강국이라할 수 밖에...
이 장면은 일본 마츠리의 한 장면이다. 일본은 굉장히 현대적인 나라이지만 이런 전통을 잘 이어나간다는 점에서 감탄스럽다. 게다가 모두 이 마츠리를 즐기고, 이를 보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찾아온다니 부럽기 그지 없다.
일본인들은 새로운 조어를 만들어 내는 데에 있어서 가히 천재적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조어가 속속 만들어진다. 오토멘(乙男)의 경우는 가타카나만 봤을땐 차를 가진 남자를 뜻하나 했는데, 한자를 보고 뒤집어지게 웃어 버렸다. 보통 일본에서 소녀를 오토메라고 하는데, 그 한자는 乙女이기 때문이다. 즉, 오토멘이란 소녀 취향을 가진, 다분히 소녀적 감수성을 가진 남자를 뜻하는 말이란다. 이케멘이나 초식남, 육식남에 대해선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오토멘이라... 이렇게 새로운 단어를 낚시하는 재미도 충분하다. 또한 건어물녀나 로리 스타일등 재미있는 단어들도 많으니 체크는 필수!
판타스틱 일본백서는 사진도 무척 많이 실려 있지만, 사진뿐만 아니라 일본어를 공부할 수 있는 박스를 따로 만들었다. 물론 사진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거나 하나의 소재를 설명할때도 일본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쓰기 때문에 공부가 된다. 하지만!
밑을 보시오.(↓)
이렇게 빨간색 고양이가 웃고 있는 타이틀을 보면 마츠리나 공휴일등을 비롯해 일본 신사, 온천지등 일본에서 즐길만한 것이나 일본 특유의 것들을 소개해 두었다. 사실 이런 것만 쏙쏙 골라 읽어도 무척이나 재미있다.
이렇게 파란 박스로 처리된 부분은 일본 생활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외에도 여행할 때 필요한 숙박지, 주택관련 어휘, 결혼 관련 어휘등 자신이 필요한 부분을 골라서 선택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각 장의 마지막에는 본문에 나온 따끈한 표현들, 일본어 한자 읽기, 일본 상식 퀴즈 등 일본어 어휘책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표현과 문제들이 나온다. 전부 본문에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본문을 잘 읽으면 공부하는 재미도 쑥쑥 올라갈 건 분명하다.
특히 따끈한 표현들은 정중체가 아니라 반말체나 경우에 따라서는 남자말들도 나오기 때문에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렇다고 일본어 어휘집처럼 어려운 단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쉬운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고, 본문에는 수록된 한자에는 후리가나가 달려 있으니 히라가나를 읽을 줄만 안다면 이 책과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건, 역시 일본어 발음을 우리나라 발음으로 표기해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어의 발음은 우리나라 발음에는 없는 것이 많다. 그것을 최대한 일본어 발음에 가깝게 만든다 할지라도 한국식 발음을 익히다 보면 결국 발음이 이상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부분이 좀 아쉽긴 하지만, 일본어를 아예 모르는 독자를 위해 그렇게 써 놓은 것이라 생각하면 조금 납득이 가긴 한다.
나도 몇 년째 일본어 공부를 하고 있지만 시험대비용 어휘집을 볼 때마다 솔직히 한숨이 나왔다. 물론 해야 하는 것이지만 재미있게 볼 책도 필요했던 것이었다. 판타스틱 일본백서는 무척이나 즐겁게 읽었다. 특히 한국과는 색다른 사회 문화 구조를 가진 일본에 대해 조금더 이해하게 된 느낌이다. 이 책은 아무리 드라마나 영화를 보더라도 일본에 대한 근본적인 지식에 목말랐던 나같은 독자에게는 단비같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새롭고 흥미롭고 판타스틱한 일본 이야기 속으로 고고씽~~~
사진출처 : 본문 中(78p, 182p, 185p, 120p, 151p, 274p, 156-246p, 342-180-132p, 227-22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