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하늘 - 러쉬노벨 로맨스 256
아이다 사키 지음, 나라 치하루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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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드디어 S시리즈의 완결편인 <최후의 하늘>을 읽게 되었다. 시바 마사키와 무네치카 케이고가 등장했던 에스 1~4, 야스미와 히노, 나기와 카가야의 이야기를 그린 디코이 시리즈에 잠깐씩 등장했던 시즈노카 히데유키. 사실 S 시리즈를 읽는 내내 그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했다. 정말 적은 분량밖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그토록 큰 인상을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겉으로 보기엔 착실히 승진을 하고 있고 권력의 중심에 서있는 듯 보여도, 그 속에는 깊은 슬픔과 아픔, 그리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잃어야만 했던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리라.

결혼한지 2년만에 조폭항쟁으로 인해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동시에 잃었고, 비밀 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자신의 부하 야스미는 기억을 잃었다가 결국 자신의 S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처남인 시바 역시 자신의 S였던 야쿠자 무네치카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설계했으니, 시즈노카 옆에 있는 사람들은 차례차례 그를 떠나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미 불혹의 나이에 가까운 시즈노카를 보면서(최후의 하늘에서는 41살이 되었다), 이 사람만큼은 정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후의 하늘에서는 시즈노카가 주인공이란 사실을 알고, 무척이나 기대를 많이 했던 것도 사실이다. 왠지 시바 마사키와 비슷한 분위기의 에나미 후미히코가 등장해 시즈노카가 흔들리지 않을까 하고도 생각했는데, 이거 영...  물론 뒤늦게 자신의 성벽을 알게 되어 동성애에 눈뜨는 인물이 많은 BL계에서, 주인공이지만 스트레이트를 유지하는 주인공은 처음인 듯 하다.

S나 디코이는 첩보 작전이랄까, 경찰의 비밀 작전 수행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지만, 최후의 하늘은 인간 시즈노카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물론 공안이 담당하는 작전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 않은 것도 아니요, 그들이 수행하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긴박감은 사실 전편들에 비해서는 덜하다. 물론 전편에서 S공작에 관한 것을 충분히 맛봤기에 아쉬움은 덜했고, 오히려 시즈노카란 인물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겉으로 보기엔 냉정하고, 일에 있어서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지만, 그 역시 사람이기에....

자신의 친구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모습을 보면서, 또 살아 있었으면 저 나이또래쯤 될텐데 싶은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것을 보면서 속으로 얼마나 큰 아픔을 삼켜야 했을까. 정말 에나미가 아니면 좋은 여자하고라도(BL에서는 금기일지라도) 연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나만이 가지고 있었을까.    

아이다 사키의 라이트 노벨, 특히 경찰과 관련된 노벨을 읽으면 무척이나 놀랍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실제 일본 경찰 조직도가 어떤 식으로 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 경찰 조직도를 다 꿰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사실적 묘사가 여타의 노벨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특히 겉으로 보이는 조직이 아니라 비밀리에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에 대한 묘사라든지, 중국이나 러시아의 비밀 조직과 같은 것에 대한 언급은(물론 픽션이겠지만) 정말 그러한 조직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만큼 상세하고 세세하다. 픽션이지만 정말이지 않을까 하게 만드는 아이다 사키의 필력은 놀랍기만 하다.

비록 결말은 독자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더라도, 그동안 이어져 온 S 시리즈의 이야기들은 독자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멋진 남자들의 뜨거운 사랑 이야기와 그들을 묶고 있었던 비밀들, 그리고 실제 수사 시리즈를 방불케 하는 경찰과 S의 이야기는 쉬이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 이렇게 완결이 되었다는 것이 무척이나 아쉽지만, 또다시 독자를 매료시킬 아이다 사키의 다음 작품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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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L소설 거의 읽지 않지만 아이다사키씨의 S 무척이나 재밌게 읽었어요. 그때 읽으면서 시노즈카의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이렇게 책으로 있을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