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지가하라 홀로그래프 세미콜론 코믹스
아사노 이니오 지음, 송치민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난 만화를 볼 때 기본 두 번은 읽는다. 첫번째는 줄거리 파악을 위해서이고, 두번째로는 그림을 자세히 보기 위해서이다. 물론 두번째로 읽을 때도 내용을 함께 읽지만 첫번째로 읽을 때 놓치고 지나갔던 디테일한 부분이 두번째엔 눈에 더 잘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용 파악이 안되서 만화책을 두 번 읽은 건 오랜만이다. 그만큼 니지가하라 홀로그래프는 내용이 상당히 복잡하다. 과거와 현재, 현재와 과거,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면서 나타나는 이 니지가하라 홀로그래프는 등장 인물의 수도 많지만 그들이 지닌 각각의 사연은 꼬이고 꼬여 결국 모든 것은 하나였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하나에서 시작해 수없이 잔가지를 뻗은 거대한 나무라는 느낌이랄까. 아니, 오히려 흩어진 퍼즐 조각을 하나씩 끼워 맞추는 느낌이었다.

프롤로그를 처음 봤을 때, 이게 뭔가 싶었다. 
딱 보기에도 보통 이야기는 아닌 듯 싶었지만, 한 번 읽고서는 도저히 모든 것을 연결시킬 수가 없었다. 줄거리 파악하기에도 급급하다 보니 등장 인물의 상관 관계도가 쉽게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11년전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데다가, 과거의 일이 순차적으로 묘사되는 것도 아니요, 불쑥 다른 이야기가 튀어나와 좀 헷갈리는 부분도 있었다. 또한 햇수로는 11년이지만, 아이가 어른이 되기에 충분한 나이이므로 어린 아이와 어른을 연결시켜 생각해야하는 부분도 있었다. 

두 번을 읽은 지금도 줄거리를 묘사하라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도대체 어디서 부터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이게 솔직한 내 심정이다.

니지가하라 홀로그래프를 지배하는 감정은 전반적으로 음울하고 암울하다. 
어린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공포에 대한 감정이나 어린 아이의 순수성이 낳는 잔혹함도 그렇지만 어른들이 저지르는 범죄 행위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게 만든다.
폭행, 강간, 살해, 사체 유기, 근친상간, 존속 살해, 자살 등등 니지가하라 홀로그래프에 나오는 사건들은 모든 사회악들과 어두움을 죄다 모아놓은 것 같다. 밑도 끝도 없는 악의라고나 할까.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는 결코 끝난 게 아니다. 
이것은 이 모든 것은 인과처럼 되풀이 되고 또다시 되풀이 될 것이란 생각이. 
 
잔혹함과 섬뜩함과 대비한 아름다운 나비의 등장은 이 모든 사건의 어두운 부분을 더욱 부각시킨다. 나비란 것은 사람의 영혼의 화신이라고도 말해진다.
억울하게 죽어가야 했던 사람들의 영혼이 그들을 해한 사람을 다시 데리러 오려고 나비떼가 되어 나타난게 아닐까. 단지 그뿐일지도 모르는데, 인간들은 이상 기온과 세계 멸망의 징후로 받아들일지도 모르겠지만. 왜냐하면, 인간은 앞을 내다 보지도 못하고, 현재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가져 오게 될지 모를 정도로 어리석으니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03-13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읽고 미리보기 해봤는데,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