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신에게 말하라 - 뉴 루비코믹스 510
타카이도 아케미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난 학원물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건 학원물 나름인 듯 하다. 예전엔 어린 녀석들이 사랑 타령을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속이 뒤집어져서 안보게 되었는데, 잘 고르면 담백하고 산뜻하면서도 풋풋한 느낌을 그대로 간직한 학원물을 찾아 볼 수 있다. 타카이도 아케미의 연애의 신에게 말하라가 바로 그런 종류가 아닌가 한다. 고교생이란 나이에 꼭 맞는 그런 풋풋함을 가진 학원물이랄까. 학원물을 주로 그리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 애들 답지 않게 연애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지만, 여러 나이대의 작품을 그리는 작가의 작품중에는 정말 학원물답단 생각이 드는 작품이 있다. 

고교생인 류자키와 야토.
류자키는 학교의 아이돌로 불릴 만큼 외모가 출중한데다가, 육상부 부장으로 그 실력을 발휘하고 있고, 야토는 수영부. 류자키는 자신의 어릴적 친구인 쥰페이가 남자와 사귀는 것을 알고 고민에 빠진다. 물론 동성애에 대한 혐오감이 아니라 친구가 멀어져 간다는 것에 대한 고민이랄까. 그 나이 또래라면 동성애에 혐오감을 보일 수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데, 아마도 류자키는 후자가 아닌가 싶다.
게다가 류자키의 마음속에는 또 하나의 고민이 더 있다. 바로 수영에 대한 미련. 그래서 아무도 없는 수영장을 바라보면서 마음을 달랜다. 그러한 류자키의 마음을 아는 듯 류자키에게로 다가오는 야토.
류자키는 야토와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사실 이성이 다가오는 것도 일단은 상황을 봐가면서 움츠러들거나 받아들이거나 하는 판에, 동성이 자신에게 다가온다면 더욱더 고민이 되는 건 사실일 것이다. 동성애를 혐오하지 않는다는 것과 자신이 그걸 받아들인다는 것에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존재할테니.

야토는 류자키에게 재촉도 채근도 하지 않는다. 류자키 역시 야토를 크게 밀어 내지도 않고 서서히 가까워져 간다. 아마도 인연이란게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상대가 호감을 보여도 받아들이는 쪽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연애가 시작되기도 시작되지 않기도 하기 때문이리라.

성급함도 없이 담백하고 산뜻하게 관계를 유지해가는 야토와 류자키를 보면서 참으로 고등학생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나이때에는 성적 욕망으로 충만한 나이이지만, 감정을 앞세운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서투름과 풋풋함이랄까. 난 그런 모습을 보는 게 무척이나 좋다.
어린 녀석들이니까 사랑따위는 모를거야가 아니라, 그 나이대에 맞게 사랑을 하면 되는 거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중간에 이상한 교사가 등장해서 둘 사이가 한층 더 가까워지는 것처럼 보이고, 그게 식상해 보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두 사람은 가까워질 수 밖에 없는 사이이니까 가까워졌다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연애란 감정은 정체되어 있고 고여있는 게 아니라 흘러가는 것이니까. 자연스레 그 흐름이 그렇게 도달했다고 생각하면 부자연스럽지도 않았다.

류자키와 야토, 쥰페이와 코자쿠라 이외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로는 야토의 여동생과 고양이 꼬마가 무척 기억에 남는다. 난 체질적으로 어린아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야토의 동생은 무척이나 귀여웠달까. 게다가 거대 고양이 이름이 꼬마라니. 하는 짓도 귀여워서 무척이나 많이 웃었다.

고교 시절의 첫사랑. 그런 순수하고 풋풋한 감정이 살아 있는 연애의 신에게 말하라는 달콤함이나 애틋함 보다는 산뜻하고 담백한 인상을 많이 주었다. 과하지 않은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취향에 꼭 맞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