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세월을 넘어

월야오초지 6 - 완결
오요카와 나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9월

월야오초지 완결편.
사실 월야오초지를 읽는 내내 결말이 궁금했다. 보통 요괴와 인간이 함께 등장하는 작품들은 대부분 인간을 위해 요괴가 희생한다는 결말이 많았기 때문이다. 난 그런게 정말 싫었다. 결국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해서라는 그런 설정이 인간의 이기심을 반영하는듯 하는 것이 너무도 싫었다. 그런면에서 월야 오초지의 결말은 내 마음에 흡족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꽤 마음에 들었다고 할 수 있다.

중반부 부터 시작된 치즈루와 시코의 로맨스는 한층 무르익어 가고 - 물론 여전히 치즈루는 인간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고 시코는 치즈루를 요괴의 세상에 데려가길 원하지만 - 와카바의 타카시를 대하는 태도도 조금씩 변하간다. 뭐랄까, 인간은 먹이로만 바라보던 와카바의 시점에 변화가 생겼다고나 할까.

그러던 중 발생한 사건은 치즈루에게 한가지 결심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치즈루가 시코에게 가졌던 연심도 어느 정도 흐리게 하고, 결국은 인간인 타카시를 선택하게 된다. 물론 그 이유를 알면 납득이 가기도 한다. 그리고 타카시의 행동이 약간 못마땅한 부분도 당연히 있었지만, 그것도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니, 어찌할 도리는 없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치즈루는 타카시와의 사이이 두 명의 자식을 두었고, 그 자식들은 장성해서 또 자식을 두게 된다. 드디어 때가 되었을 지도. 몇 십년 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시코가 드디어 치즈루의 앞에 모습을 나타낸다. 이미 타카시는 죽은지 오래, 치즈루의 자손들은 장성했으니 이제 더이상 이승에는 미련이 없을 것이다.

치즈루가 떠나기전 와카바와 함께 나타난 타카시의 영혼. 그리고 오래전 그일에 대한 타카시의 고백을 끝으로 와카바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이제 남은 건 치즈루와 시코뿐. 치즈루는 여전히 시코에게 퉁퉁거리긴 하지만, 저 세상에서도 여전히 그럴듯 싶다. 사람은 쉬이 변하는 존재가 아니기에....
어쨌거나 저 세상에서도 모두 행복하길....

처음 읽을때만 해도 좀 시시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더욱 흥미로워졌다. 물론 요괴와 인간 사이의 로맨스란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었지만, 아무래도 시대물이 가지는, 시대물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 드러났기 때문이리라.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월야오초지. 어쩌면 현대 세상에서는 감히 꿈꿀수 없는 이야기이기에 더욱더 매력적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