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레포리 - Palepoli
후루야 우사마루 지음, 오주원 옮김 / 세미콜론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후루야 우사마루의 파레포리를 손에 들고 난 후 내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세가지 말.
첫번째, 와우~~ 표지 끝내준다!
책을 휘리릭 넘겨 본 후 두번째 반응은 뭡니까, 이거!
그리고 첫페이지부터 자세히 읽기 시작하면서의 세번째 반응은, 푸흡, 푸하하하핫!!!
트랜스포머도 아니도 인간인 내가 이 책을 집어 들고 난 후 발생한 수 분내의 반응은 저 세가지로 압축된다.

표지를 보고서는 대부분의 반응은 나와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곰돌이 인형을 안고 있는 천사 소녀. 곰돌이만 뺀다면 마치 명화의 한장면처럼 아름답기 때문이다.
유화의 느낌을 잘 살린 섬세한 색감과 부드러운 터치는 벽에 걸어 놓고 장식해도 무방할 정도란 느낌이 든다.

표지를 실컷 감상한 후 안쪽 페이지를 넘겨 첫번째 일러스트와 마주했다.
헉.. 뭡니까, 이거?
벌거벗은 남자의 뒷모습. 게다가 천사의 날개는 손바닥만하다.
활과 화살을 들고 있는 모습의 남자.
사랑의 신 큐피트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 부끄러운 모습은 뭡니까?
작화는 무척이나 섬세해서 근육이 살아 있는 느낌이긴 한데, 표지의 아름다운 천사 소녀와는 좀 다르다.

일단 숨을 삼키고 또 한 페이지를 넘겼다.
4컷만화의 등장이다.
파레포리는 일러스트를 제외하고는 죄다 4컷 만화이다. 4컷만화는 작가가 4개의 그림에 자신의 온 상상력을 다 불어 넣어야 하는 작업이므로 왠만한 단편 만화보다 더 그리기 힘든 것이라 생각한다. 4컷으로 완결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차례차례 등장하는 4컷 만화는 잔혹한 상상, 금단의 사랑, 애니메이션이나 티비 드라마, 만화 패러디, 독특한 상상력, 현실 풍자 등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물론 패러디물같은 경우 기본적으로 원작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것이라 조금 고개가 갸웃하는 것도 있었지만, 주석이 충실하게 달려 있어서 무엇을 패러디한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많이 풀렸다.

게다가 인간의 신체에 대한 가감없는 표현(가끔 부끄럽기도 했다)은 섬세해서 데생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있었지만, 희화화한 것도 다수 눈에 띄었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그림체가 너무나도 다양해서 만약 아무 정보없이 만화만을 보았다면 10명 이상의 작가가 참여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이다.

독특한 상상력과 패러디. 다양한 작화.
잔혹함 뒤에 숨겨진 유머 코드.
지금까지의 만화와 다른 것을 원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권한다.
파레포리를 보려면 절대로 상식을 버릴 것!
그렇게 하면 큰 즐거움을 얻어갈 수 있을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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