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와 장갑 - 밤의 여신 닉스의 초대 1 : 사랑과 복수편 밤의 여신 닉스의 초대 1
루스 렌들 외 25명 지음, 리처드 댈비 엮음, 이경희 박주연 옮김 / 책세상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중에서 살아 있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유령이나 귀신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공포와 두려움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사람을 매혹시키기도 한다. 물론 원한만을 가진채 무작정 인간을 괴롭히는 유령도 있지만, 애절하고 애달픈 사연을 가진 유령들도 많이 존재한다.

밤의 여신 닉스의 초대 시리즈 제 1권인 달팽이와 장갑은 유령들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여성 작가들을 중심으로 씌어진 공포 소설인데, 그러하기에 섬세한 면들이 엿보인다. 또한 재미있는 건 조금 오래된 소설들이란 것이다. 작가중에는 180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작가도 있었다. 물론 그보다 100년 늦게 태어난 작가도 있지만...

유령 이야기는 오래된 것일수록 그 매력을 더한다. 사실 현대 사회처럼 밤이 낮처럼 밝은 곳에서는 유령들도 활동하기 어렵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어슴푸레한 달빛, 삐그덕 거리는 계단, 조용한 가운데 도란도란 들려오는 말소리... 이러한 것은 아무래도 현대 시대와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에. 또한 현대 사회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엔 부족함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유령커플은 어쩌다 보니 한 부부가 유령들에게 중매를 서주게 된 이야기랄까, 무섭다기 보다는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작품이었다. 모텔 미녀들의 꿈은 남편에게 살해당한 여인에 관한 이야기였다.

숄리 목사관의 유령은 정말이지 섬뜩했다. 밤마다 보이는 유령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우연과 우연이 딱 맞아 떨어졌을때 발생한 사건. 그 집은 그 사건을 일으키기에 딱 맞는 모델을 고르고 있었던 것일까.

누가 내 차 안에 앉아 있었을까?는 제목만 봐도 짐작이 되듯, 차와 관련한 유령이야기이다. 혼자서 움직이는 차. 그리고 그 차에는 늘 담배 꽁초가 가득 남아 있다. 사고로 죽은 남자의 유령이 붙어 있는 차. 그리고 그 차의 유령은 또다시 사건을 일으키려 한다. 죽은 자의 집착은 무섭도록 끈질기다.

캘러고의 유령들은 금광 붐과 관련한 유령 이야기인 듯 하다. 혼자 죽기 싫어서 친구까지 데려가려는 사악한 유령들의 이야기랄까. 역시 친구는 잘 가려 사귀어야 하는 법.

전주곡은 죽은 남편의 집착이랄까. 왜 사람들은 죽을 때 가진 미련을 다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죽을 때 만큼은 자신의 욕심과 욕망 미련을 버린다면 한결 편히 눈을 감을텐데....

모모의 복수는 초자연적인 존재들 등장시키고 있다. 그런데, 그 모모가 과연 실제로 존재했던 것일까. 아니면 주인공의 바람이 만들어 낸 환상이었을까.

로절린드는 사회적 약자 입장에 있는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남성에게 희롱당하고 쓸쓸하게 죽어갔던 여인. 지금이나 옛날이나 못난 남성때문에 상처름 받고 죽어간 여인들을 보면 바보같단 생각도 들고 안타깝기도 하다. 

총 9편의 단편은 모두 다른 작가에 의해 씌어졌다. 그러하기에 각 작품마다 독특한 매력이 있다. 섬뜩하고 오싹한 단편도 있고, 슬며시 웃음이 지어지는 단편도 있다. 대부분의 단편은 사랑과 집착, 그리고 복수에 관한 내용이며, 사람들이 죽으면서 남기는 집착과 미련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 작품이 대다수였다. 서양의 공포물은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혹 가다가 이렇게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는 재미는 어디에도 비할데 없이 쏠쏠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