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야오초지 1
오요카와 나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난 요괴 만화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만약 그 작품에 인간과 요괴가 다 등장한다면(물론 대부분의 만화가 인간과 요괴가 함께 등장하지만) 요괴쪽을 더 좋아하게 되어 버린다. 그리고 늘 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요괴를 보면서 가슴아파하기도 한다.

월야오초지. 처음엔 월야 오초지라 읽어야 하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월야오 초지라고 읽는 게 맞는 것이었다. 월야오(月夜烏)란 달빛을 받으며 우는 까마귀 혹은 밤나들이를 나온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무척이나 낭만적으로 들리는 단어다.

월야오초지의 주인공은 치즈루라는 아가씨로 시대는 메이지 시대이다. 일본의 메이지 시대라고 하면 막부 통치가 막을 내리고 근대화 물결을 탈 때이다. 여전히 구시대적 관습이 남아 있어 근대 물결과 충돌을 일으키던 시기이도 하고 또한 막부 통치가 막을 내림으로서 무사들이 갈 곳을 잃은 때이기도 하다. 또한 화족이 몰락하고 상인 계층이 부유층으로 떠올랐던 시대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혼란스럽던 시기가 메이지 초기였다.

그렇다 보니 월야오초지는 그러한 시대적 배경을 잘 담아 내고 있다. 1권에서는 치즈루와 요괴인 시코, 와카바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 할머니의 갑작스런 죽음과 관련한 기억과 더불어 시코와 와카바를 기억해 내는 치즈루. 할머니의 죽음은 에도시대를 끝으로 몰락한 무사의 이야기와 관련되어 있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일명 츠지기리(辻切り) 사건(옛날 무사가 칼을 시험하가너 검술을 닦기 위해 밤길에 숨었다가 행인을 베던 일)과 관련한 사건이 제 1사건이다. (제 1사건은 치즈루가 있는 곳엔 늘 사건 사고가 뒤따르기 때문에 본인이 편의상 붙인 이름이다)

귀부인은 몰락한 귀족 가문과 신흥 부유 세력인 상인 집안의 정략 결혼과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건 두 연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꿈의 흔적은 우에노 전쟁때 죽은 무사가 30년동안 아내를 기다린다는 이야기였다. 우에노 공원에는 쇼기타이 전사자의 묘가 있는데 쇼기타이는 막부 통치가 막을 내린 후 남겨진 무사들의 마지막 저항이기도 했다.

해후의 때는 시코와 와카바에게 요괴의 모습을 만들어준 화가의 환생인 슈지의 이야기와 더불어 당시 남성들의 행동으로 고통받는 한 여인의 모습을 그린 비극이다. 그당시만 해도 여전히 일본도 본처 외에 첩실을 여럿 두기도 한 모양이다.

월야오초지는 에도 시대 말기에서 메이지 시대 초기의 다양한 사건과 요괴 이야기를 결합시켜 무척이나 흥미로운 작품이다. 처음엔 조금 시시하다고 생각했지만 읽으면서 차츰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또한 작품의 주인공인 치즈루는 신여성으로 당차며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고자 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즉, 순정만화에 주로 등장하는 그런 여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아직 시코와 와카바의 캐릭터는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무척이나 매력적인 요괴임에는 틀림이 없다. 앞으로 이들 앞에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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