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2 - 완결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희정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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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을 펼쳐 들면서 문득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왜 책의 제목이 리틀 포레스트일까..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순간 난 내가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리틀 포레스트, 즉 코모리를 영어식으로 바꾼 것임을 그제서야 깨달았던 것이다. 1권을 읽는 내내 코모리란 단어가 수도 없이 반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권에서야 그 연관성을 깨닫다니..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다.. (코모리는 일본어로 小森이라고 쓴다. 즉 리틀 포레스트다.)

각설하고, 2권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자.
2권도 1권의 수록 방식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역시 각각의 소제목은 요리나 요리 재료에 관한 것이고, 코모리의 사계절을 묘사하고 있다.
조금 다른 부분은 각 단편 뒤에 수록된 것이 직접 저자가 논밭에서 일을 할 때의 도구나 복장등를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저자의 경험에 관한 이야기란 느낌이 물씬 풍겨나온다.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이 책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의 화자는 이치코라는 젊은 여성으로 어릴 때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지만, 어머니가 어느 날 집을 나간 후 혼자 살고 있다. 어머니가 떠난 후에야 어머니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고 반성하는 모습을 어머니의 요리에 대한 추억과 더불어 느낄 수 있다. 또한 이치코가 직접 만든 요리뿐만 아니라 어머니에게 배운 요리등도 많이 소개가 되어 있다. 

시골에서 혼자 사는 삶은 힘겹다. 모든 일을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문에도 나온 말이지만 작물들은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할 만큼 손이 많이 가고 많이 보살펴 주어야 한다. 이치코는 코모리를 잠시 떠났다가 다시 돌아 왔지만 그건 도시 생활에 적응을 할 수 없어서였다. 그래서 코모리에 사는 동안 늘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이 살 곳을 스스로 찾는 것. 이건 의외로 쉬울 것 같지만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스스로가 삶의 주체가 되고자 하는 삶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이지만, 이치코는 이제껏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삶을 살아 왔기 때문이다. 
  
이치코는 코모리에 돌아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에 대해서 배웠다. 한때는 시골의 젊은이들은 죄다 도시로 쏟아져 들어온 일도 있다. (이건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똑같다) 지금은 다시 귀농 열풍이 불고 있지만, 귀농이란 게 쉽지만은 않다. 도시의 삶에 익숙해져버린 사람들에게 있어서 자연을 마주하는 삶은 자연의 풍성함과 경험하지만 자연의 가혹함도 함께 경험하게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농촌과 도시.
언제부터인가 별세계처럼 각각 움직이는 존재가 되었지만, 실제로는 아주 유기적인 공동체라 생각한다. 도시 사람은 농촌에서 재배된 농작물을 먹고, 농촌은 그것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직접적인 교류는 거의 없지만 말이다. 

농촌은 변화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하나 둘 되돌아 오고, 농촌 마을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쏟아 붓는다. 잠시 도시로 돌아갔다가 다시 돌아온 이치코는 그러한 젊은이 중의 하나이다. 농촌의 소극적 삶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 그것은 아주 작은 씨앗에 불과할지 몰라도 그 씨앗은 이 땅에 뿌리를 깊게 박고 줄기는 하늘을 뻗어 힘차게 자라오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 그리고 자연의 풍성함을 얻을 수 있는 삶.
자연은 인간에게 있어 최고의 치유제이자, 인간에게 있어 최고의 반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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