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붉은 강가 1 - 애장판
시노하라 치에 글.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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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하라 치에는 <안개숲 호텔>을 시작으로 <물에 깃든 꽃>을 거쳐 <하늘은 붉은 강가>를 읽게 되었다. 발행 순으로 보자면 난 완벽하게 거꾸로 읽는 셈이지만...(笑)
워낙 유명한 만화라고도 하고, 또 시노하라 치에의 이런 저런 작품을 읽다 보니 애장판으로 나온 이 작품을 읽고 싶어지게 된 건 당연한 듯 하다. 

꽤나 오래된 만화라서 그런지 요즘 나온 책에 비해 캐릭터의 얼굴이 좀 부자연스럽다. 지나치게 뾰족해서 찔릴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 또한 의상이 조금 촌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 일본의 모습보다는 고대 왕국의 모습의 의상이 많이 등장하다 보니 곧 그러한 위화감음 없어졌다.

물이란 소재라..
일본에서 물이란 것, 특히 우물이나 연못 같은 건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입구로 묘사되는 게 많은 듯 하다. 아마도 섬나라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이런 저런 만화나 영화, 서설을 보다가 물을 소재로 사용한 것이 눈에 많이 띄기도 했던 걸 지금도 기억한다.

저주의 제물로 바쳐질 소녀로 선택되어 고대 - 그것도 기원전 14세기- 로 끌려 가게 된 후 그 곳을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번번히 실패로 돌아간다. 게다가 무모한 용기와 객기로 인해 다른 사람을 상처입히고 결국 죽게 만든 여주인공인 유리를 보면서 욱하고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느꼈다.

요즘은 뭐랄까, 워낙 수퍼 우먼 이미지의 여성 캐릭터가 많다 보니 순간 순정 만화의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에 대한 것을 완전히 잊어 버린 상태로 이 만화를 봤다고 할까. 하여간, 순정만화의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유리가 사실상 무척이나 마음에 안들었다. 자신에게 도움이 될 일과 도움이 되지 않을 일 따위는 구별도 못하고, 혼자 어떻게 해보려는 건, 취지는 훌륭하지만 어쨌거나 남에게 폐를 끼치게 되니까. 

그래서 그런지 처음엔 유리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충동마저 느꼈다. 물론 제물로 바쳐지기 위해 고대로 끌려갔으니 무척이나 불쌍하기도 했지만, 1권을 봐서는 불쌍하단 것보다는 얼른 정신이나 차려라.. 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었달까.. (아무래도 난 너무 과격한 듯 하다)(笑)

하지만 조금씩 변하고자 노력을 하는 모습이라든지, 그 세계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1권 후반부터 나와 유리에 대한 감정이 조금씩 호의적으로 변해감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남자 주인공인 카일과 조금씩 마음이 통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드디어 로맨스가 개시되는 구나 하는 두근거림도 느꼈다. 역시 로맨스물은 로맨스가 빠지면 안되지.. 이런 느낌이랄까. 

수시로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운과 재치에 의해 슬기롭게 그 위기를 헤쳐가는 유리. 과연 2권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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