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파우더 그린 살인사건 찻집 미스터리 2
로라 차일즈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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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차일즈의 찻집 미스터리 2편인 건파우더 그린 살인사건.
아직 1편인 다질링 살인사건은 읽어 보지 못했지만, 찻집 미스터리라고 하기에 찻집에서 무슨 사건이 일어나나 싶었다. 물론 책 소개를 보면 1편인 다질링 살인사건은 주인공 시어도시아가 운영하는 찻집 인디고가 무대가 되었다고 한다. 2편의 경우 1편에서 사건 해결에 앞장선 시어도시아가 이젠 찻집 바깥에서 일어난 사건에 뛰어 드는 경우이다.

일단 코지 미스터리라고 하기에 극적인 전개나 살인 사건에만은 초점을 맞춘 책은 아니란 생각은 들었다. 이 책은 찻집 인디고의 일상적인 풍경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 그리고 그 마을에서 일어난 한 총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야기는 펼쳐진다.

제목으로 봐서는 총에 조작을 가해 한 사람을 죽게 만든 총기 살인 사건을 떠올리게 만들지만, 사실상 찻집 인디고의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특히 건파우더 그린이라고 하기에 녹차 이야기가 많이 나올줄 알았지만, 중간중간 홍차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 게다가 시오도시아 식 레시피까지 나오니, 나중엔 직접 만들 수 있는 쿠키나 차종류를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추리 소설 혹은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그다지 높다고 말할 수 없다. 범인의 트릭은 솔직히 별것 없었으니까. 게다가 의외로 결말이 쉽게 나버리고, 다른 사건도 어부지리로 해결되는 건 조금 마음에 안들었다. 물론 악당(?)이 눈시퍼렇게 뜨고 혐의를 벗어나는 꼴은 못봐줬겠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살인 사건보다는 인디고 이야기가 주를 이룬 느낌이 든다. 인디고의 주인 시어도시아가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애를 쓰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역시 일반인으로서의 한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또한, 가끔은 시어도시아가 무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 역시 책 뒷편의 독자 서평처럼 헤일리가 만들어내는 스콘이나 쿠키, 타르트를 비롯해 인디고에서 내는 차들의 향기에 정신이 팔리기도 했다.
비록 추리 소설이 갖는 트릭의 매력, 범인의 동기가 시시하긴 하지만, 찻집을 배경으로 일반인이 한 사건을 추적해 나간다는 설정은 매우 재미있었다. 특히 녹차와 홍차에 관한 여러가지 상식이 꽤 자세하게 나와 있어 차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런 부분에도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

만족스럽게 읽었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으나, 차(茶)라는 것을 전면으로 내세운 점이 좋아서 다질링 살인사건도 한 번 읽어 보고 싶다. 다질링은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홍차 종류이니 홍차가 등장하는 소설에 끌리는 건 당연한지도 모르겠지만.(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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