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오랜 기간 사람의 마음이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아무래도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어 그런 내용을 담은 이야기에 끌리는지도 모르겠다. 타테노 토오코의 오랫동안은 고교 시절 두 친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느 여름 서로를 안았던 한 번의 밤. 그날 이후 두 사람은 그 사실을 입밖으로 내지도 않은채 우정이란 걸 지켜오고 있었다. 언젠가는 그날 일을 추억처럼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을 가진 아베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미야기. 10년이 지난 후 새삼스레 그런 이야기를 꺼낸다는 건 이상한 일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다면 10년이 지난 후 그날의 일이 기억에조차 남아 있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여전히 그걸 기억하고 또한 미야기는 여전히 자신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아베는 바보다. 자신이 그걸 신경쓴다는 건 스스로가 잊지 못한다는 것인데, 왜 자신의 감정에 먼저 솔직해지지 못하고 미야기의 마음을 떠보려고 하는 건지. 사실, 미야기가 그걸 잊어 버렸다고 하면 스스로 충격을 받을까 싶어 먼저 자신의 마음에 보호막을 쳐둔 것일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 사랑이란 건 확인을 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딱 한 번의 일이었다면 더욱더 그럴 수 밖에. 그게 일시적이었고 충동적인 일이었다고 생각했기에 서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고, 10년이란 세월동안 그것은 모호해져버렸을 것이다. 그때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만 했더라면 그 오랜 시간을 돌아오지는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바보같은 두 사람. 하지만 이미 고교생도 아니요, 어른이 되어 버린 두 사람이 그 이야기를 입밖으로 내기는 무척 어려웠을거란 생각이 든다. 두번째 이야기는 고교생 커플의 이야기이다. 학교짱인 3학년 세오와 건방진 2학년 후카다의 비밀스런 사랑. 고교생 이야기답게 풋풋하고 귀여웠다. 특히 겉으로는 서로를 적대시해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니 얼마나 애달팠을꼬..... 그림체가 전혀 땡기지는 않지만, 이야기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특히 오랜기간 동안 마음속에 품어온 마음을 서로 확인하게 된 순간이 무척이나 따스하고 좋았달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이야기일지 모르겠으나, BL이란 장르는 나의 로망을 담고 있으니 가끔은 이런 비현실적인 감각도 무척이나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