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가족계획 - 뉴 루비코믹스 623
모로두미 수미토모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첨에 이 책을 봤을때는 뭐랄까, 제목도 전혀 BL스럽지 않은데다가 그림체도 영 이상해서 볼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다 읽고 나니 정말 잘 봤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작화는 좀 엉망이다. 깔끔하지도 않고, 어떤 페이지는 칸을 너무 많이 나눠서 보기 힘들었고, 게다가 H씬의 경우도 전혀 섹시함이 없어서.. (ㅋㄷ) 오히려 웃음이 나올 정도였지만, 이야기 자체는 제목 그대로 명랑했다.

<진흙투성이의 시들지 않는 장미를>과 <명랑한 가족계획>은 연작 단편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이야기와 동성애자들이 반드시 겪게 되는 어떤 과정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사실 사랑이란 늘 반짝반짝 아름답고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아픔도 슬픔도 절망도 모두 가지고 있는 게 사랑이다. 그러한 것을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남으로서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가 장미편이고, 가족계획편은 그 두 사람이 사귀면서 나오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동성애자들이 지나야할 가장 힘든 부분은 커밍 아웃이란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자신의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이야기를 적절한 느슨함을 주며 잘 풀어낸 것이 바로 가족계획이었다.

<마스크 아래에서 미소를>은 독특한 취향의 두 남자의 이야기로, 정말 많이 웃었다. 특이한 걸 많이 봤지만 이렇게 특이한 두 사람은 처음인듯.

<이심전심>은 정말 공감가는 이야기였다. 사귀는 사람의 친한 친구를 만나면 느끼는 낭패감이랄까, 그런 것이 잘 표현되어있다. 예를 들면 내가 사귀는 사람의 친구를 만났을때, 특히 그 사람이 나와같은 성별을 가지면 그쪽에 질투를 느끼게 되는 그런 이치랄까. 쉽게 설명하면 난 여자, 나와 사귀는 사람은 남자, 그 남자의 여자인 친구를 만났을 때, 서로 잘 통하는 걸 보면 괜시리 질투가 나는.. 뭐, 그런 이야기였다. 남녀 커플만이 아니라 남남 커플에서도 그런 경우가 발생하겠구나 싶어 무척 공감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고개 끄덕이며 공감하다가 후지가 요시노에 대한 망상을 하는 부분에서 자지러지게 웃었다. 망상의 배경이 화투장이라니..... (아하하.. 작가님, 정말 한 센스하십니다...)

<그야 남자인걸>은 서로 사귀는 두 사람이 포지션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였다. 보통 BL물을 보면 덩치가 작은 쪽이 수, 큰 쪽이 공을 하게 마련인데, 뭐 현실에선 꼭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단 망상을 잠시......(笑)

<푸른 매장>은 딱히 BL물이라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무척이나 유쾌하게 읽었다. 사실 난 타로가 귀신인줄 알았는데, 생령이었다니... 끝까지 무척이나 웃었다는...

그림체는 엉망이고, 구성도 지저분한 편이지만 내용은 정말 명랑하고 공감이 많이 갔다. 그림체만 조금 더 깔끔하게 다듬으면 무척 좋은 만화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실 펜선이 엉망인 그림을 보면 눈이 좀 아파지므로. 게다가 바보공들의 생김새가 비슷비슷해서 좀 난감했다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