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코노하라 나리세 지음 / 위니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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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대체 사랑이 뭘까? 이 질문에 대해 속시원히 대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만약 답을 내릴 수 있다면 사랑 때문에 울고, 힘들어 하고, 속상해 하고, 절망하고, 슬퍼하고 하는 등등의 모든 부정적 감정들도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아니면 적어도 사랑이란 게 일대일 대응이 되는 것이라면 사랑에 목숨 걸 일도 사랑땜에 고민하는 모든 것들도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세상은 아주 조금 재미없어질지도 모르겠지만....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사람의 감정과 마음은 대단히 복잡한 것이라 사실 본인의 마음이 어떤지도 모른채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또한 애매하고 엉거주춤한 감정일 경우 본인의 생각여하에 따라 이리 기울기도하고 저리 기울기도 한다. 게다가 본인의 감정에 상대가 휘둘리기도 한다.
사랑이란 걸 하면, 보통 상대방의 손짓 하나 말 하나에도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전전긍긍, 단 한마디의 말로 지옥과 천국을 오락가락하는 기분을 맛볼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한다.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기분, 편안함, 따뜻함이 주는 감정에 어느새 상대를 의식하고 의지하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 역시 그렇다. 둘다 노말인데다가 아사카는 사사가와의 예식을 담당한 브라이들 코디네이터였다. 어쩌다 보니 죽이 잘 맞아 함께 술마시는 술동무가 되었고, 밥을 함께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하지만 그 끌림이란 감정이 우정인지 사랑인지에 대해 무척이나 고민을 하게 된다.

사실 그렇지 않을까.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하지만, 사실 속을 들여다 보면 자신의 감정조차 확실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옆에서 부추김을 당해서 그런가 보다 하기도 생각한다. 남녀 사이도 그러할진대 동성 사이는 오죽하랴. 게다가 일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연애에는 무척이나 서투른 데다가 감정 표현도 제대로 못하는 그런 소심한 남자 둘이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모습을 책 읽는 내내 봐야 했다.

한순간 슬슬 열이 받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 녀석들은 왜 이렇게 바보인거지!!!!
하지만 이해가 되기도 한다. 좋아한다고 상대가 늘 자신을 받아 들여줄 거란 생각은 오만이다. 우정과 사랑은 달라서 사랑이란 건 쉽게 깨지기도 하고 변하기도 하는 것이니까. 누구도 자신의 입장을 딱부러지게 밝히지 않으니 서로 자신의 문제만으로 고민하기 바쁘다. 차라리 고백을 안하고 옆에 있기를 원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작가가 후기에서 밝혔듯이 돌고 돌고 도는 사랑 이야기. 소심증에 겁쟁이인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데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뭐, 평생을 두고 보자면 어쩌면 짧은 시간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짜릿한 순간도 뜨거운 순간에 대한 묘사도 없는 소설이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더 공감이 갔다. 세상엔 이런 저런 사람이 있는 법이고,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할테니까.

사랑에 대하여는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 뿐만 아니라 아사카의 직업인 브라이들 코디네이터에 대한 이야기가 무척이나 많이 나온다. 서평을 쓰면서 대부분은 두 사람 사이의 사랑에 대해 내가 쓰고 있긴 하지만 책 내용은 반반이다. 그래서 그런지 미적미적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지겹게 느껴지기 보다는 오히려 일에서는 적극적인 아사카와 사랑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아사카의 모습이 몹시 대비가 되어 재미있었다고 할까. (물론 아사카는 무척이나 괴로웠겠지만....)

사랑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 상대의 마음이 영원하리란 것, 자신의 마음이 영원하리란 것에 대해 누가 자신할 수 있겠는가. 다만, 사랑하는 그 순간만을 열심히 살아낼 뿐. 그게 우리 인간이 사랑에 대해 최고로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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