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제목만을 보고 혹시 주인공으로 재벌이나 귀족이라도 나오나 싶었지만 다행히 주인공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왕자님이 조연으로 등장하긴 하지만... 타케이도 아케미의 책은 읽어본 기억이....없는 것 같다. 요즘 하도 여러 작가의 만화를 보다 보니 슬슬 헷갈리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笑) 보통 처음 보는 작가의 첫작품이 마음에 들면 그 작가를 좋아하게 되는데, 난 아마도 타카이도 아케미를 좋아하게 될 듯 하다. 뭐랄까, 작화는 섬세한 맛은 없은 없지만 스토리가 잘 안정되어 있다고 할까. 그러면서도 적절한 웃음 코드를 가미해서 무척이나 유쾌했다. 탐정일을 하는 이누야마와 그의 연인 츤데레 미키. 사실 겉모습만을 보고는 츤데레 안경 공일줄 알았더니, 의외로 아니었다. 왜 안경만 보면 공이란 생각이 먼저 드는 거지.. (아마도 그건....) 하여간 탐정 사무소와 관련된 일이다 보니 사건을 해결하는 맛(?)이 있어 무척 즐거웠다. 특히 유유자적한 모습의 이누야마가 생각외로 머리 회전이 빠르고 사건을 척척 해결하는 모습을 보니 상쾌하다. (아.. 그렇다고 해서 복잡한 사건이 등장하는 건 아니지만..) 미키와 이누야마의 애정 행각도 도가 지나치지 않고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라고 할까. 요며칠 하드한 걸 좀 봤더니 눈이 아팠는데, 확실히 기분전환에 도움이 되었다. 하드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나 섬세한 작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좀 부족한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스토리쪽에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거라 생각한다. <유리창 안의 사랑>은 학원물 단편이다. 원래 학원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느낌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서서히 서로에게 다가가는 그런 느낌이랄까. 요즘 어린 것들 중에선 눈 맞으면 베드인~~하는 그런 만화가 많아서 그런지 역시 학원물은 풋풋함이 살아있는 게 좋다. 왠지 이누야마와 미키같은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즐거워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두 사람 사이의 애정 전선도 따끈따끈 보기 좋으니까. 게다가 가끔 두 사람의 대화가 만담같기도 해서 무척이나 재미있다.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되 지나치지 않은 부분이 무척이나 좋다. 너무 찌~~인한 애정 행각은 진실한 맛이 떨어진다. 사랑한다고 수 백번 말하는 것 보다는 따뜻한 눈빛, 다정한 행동이 더 많은 것을 보여 준다. 두 사람 사이는 사랑과 신뢰가 적절히 조화되어 있어 보인다고나 할까. 무척이나 부러운 커플이다. 이누야마와 미키가 나오는 시리즈가 블랙 퍼스트 클럽이라는 이름이 붙었던데, 그것도 모조리 읽고 싶어졌다. 과연 두 사람의 과거는 어땠는지, 어떻게 이런 돈독한 관게가 되었는지 무척 궁금하다. 달콤한 핫초코같은 만화는 아니지만 따끈한 녹차라떼같은 만화. 타카이도 아케미의 <왕자가 사랑한 스파이>를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난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