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서 표지는 그다지 끌리지 않았지만, 제목 자체에서 주는 다크한 분위기에 이끌려 이 만화를 읽게 되었다. 와나타베 아지아는 이걸로 세번째인데, 그림이 꽤나 자극적이다. 표지 그림은 그저 그런 듯 보여도 본문은 확실히 매력적인 그림체이다. 잿빛의 꽃은 동인지라 수위가 꽤나 높은 편이다. 게다가 근친상간을 토대로 하고 있다. 그것도 형제사이. 비록 이복형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형제물을 몇 번 접한 적이 있어도 여전히 적응이 안된다. 대부분 의붓형제라 피가 섞이지 않은 법적인 형제였지만, 여긴 같은 혈족이다 보니 더 적응이 안된 건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상업지에선 소재로 쓰지도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츠바키, 엔쥬, 아코 세사람은 이복형제. 엔쥬와 아코는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데, 겉모습을 보면 정말 죽여주게 멋진 캐릭터이다. 큰형 엔쥬는 세관원, 둘째 형 아코는 클럽 오너. 둘다 겉모습에서 색기가 흘러 넘친다. 츠바사는 아직 학생이긴 하지만 이녀석도 마찬가지. 와타나베 아지아의 그림의 특색이랄까. 이 색기란 건... 하여간 보고 있으면 어질어질 할 정도이다. 책의 구성은 현재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장면부터 에로틱한 키스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만화는 H씬이 유난히 자극적으로 그려져 있다. 아무래도 동인지의 특성상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리라. 현재 그들의 생활, 그리고 츠바사와 형들과의 만남. 그리고 근친상간이 시작되게 된 계기에 이르기까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는 점점 더 충격으로 다가온다. 늑대와 인간이 혼혈. 그 혈통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한 근친상간이란 설정은 판타지를 연상하게 하나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이야기가 좀더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긴 하지만, 동인지이다 보니 정보를 구할데가 없어 궁금함을 그냥 간직하기로 했다. 이 만화 자체로는 완결성이 좀 부족한 면이 있으나 와타나베 아지아만의 색기 풀풀 넘치는 남자들을 만끽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분명 즐겁게 읽히리라 생각된다. (근데 동인지라 이름인 아지아를 빼고 와타나베란 성만을 쓰는 것인지..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