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블루 : DELUXE - 뉴 루비코믹스 스페셜 5
키노시타 케이코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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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사랑은 어떤 계기로 시작되는 것일까.
그 질문에 대해 완벽한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수 있을까.
우정이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사랑이었다.. 라는 건 어쩌면 식상한 소재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어떤 흐름을 가지고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색다른 이야기로 보일수도 있다. 키노시타 케이코의 키스 블루는 바로 그런 책이 아닐까.

고교 시절부터의 친구.
좋은 꼴 못난 꼴 다 보여가면서 지탱해 온 우정을 어느 순간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면?
토모사카와 노다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바른 생활 사나이, 품행방정 성적우수, 게다가 사람 좋기로 유명한 토모사카와 머리 좋고, 스타일 좋지만 여자 문제에 있어서는 단정하지 못한 노다.
얼핏 보기엔 무척이나 다른 사람들이지만 그들 사이는 우정이란 것으로 굳게 하게 지켜져 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한쪽이 다른 쪽에게 우정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사실 이성간에도 우정에서 사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뭐, 내 경우엔 그런 일이 거의 없었지만... 그건 남녀 사이라도 우정밖에 지속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단 뜻이다. 좋은 녀석인데도 불구하고 그 선을 넘을 감정이 도저히 생기지 않는 경우랄까.

토모사카의 경우엔 조금 다르다. 늘 옆에 있어서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자신의 감정을 깨달아 버렸을 때,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게다가 이성 친구라면 대시라도 해 보겠지만, 동성을 좋아한다는 건 제약이 크다. 상대가 이성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볼 용기라도 내겠지만, 동성의 경우 용기조차 내기 힘들테니까.

이러한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토모사카와 노다의 모놀로그로 잘 보여주고 있다. 전반부는 토모사카의, 후반부는 노다의 감정 변화가 눈에 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자연스럽고 진지하다.
난 특히 노다의 감정 변화 쪽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친구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아마도 당황스러움이 먼저이지 않을까.

어쩌다 보니 우정의 선을 한 번 넘지만, 토모사카의 입장에선 친구로조차 남게 되지 못할까 두려웠나 보다. 억지로 우정이란 것을 붙들려고 하는 토모사카의 마음이 왠지 안쓰럽다. 억지로 보통 날의 자신을 연기해 내는 모습. 토모사카는 상처받는 게 두려운 겁쟁이지만, 사람은 누구나 사랑앞에선 겁쟁이가 된다.

노다 역시 선을 넘은 후 자신이 토모사카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사실 선이란 건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후로의 감정은 무척이나 달라지기 마련이니까. 그런 노다의 감정이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모습은 무척이나 현실적이라 공감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시작이 어떻든 결과가 중요한게 아니냐고 큰소리를 치는 모습을 보니 아직 어리구나.. 란 생각도 들었지만...

사랑은 결과만이 중요한게 아니다. 하지만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건 이르다. 토모사카는 시도조차 해보려 하지 않았으니까.
약간씩 어긋나는 듯 보여도 결국 제자리를 찾아가는 두 남자들 보면서, 그 둘의 앞날을 축복해주고 싶단 생각이 든다. 비록 앞날에 무엇이 기다릴지 아무도 모르지만, 지레 겁먹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현재를 힘차게 살아내려는 둘의 용기에 박수를....

표제작인 키스 블루도 무척 좋았지만, 난 사이드 스토리로 들어간 <그는 기다리고 있다>를 무척 즐겁게 읽었다. 키스 블루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요새 나이를 먹은 후로는 역시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苦笑)
물론 대학생도 성인에 포함되긴 하지만, 내 나이쯤 되면 아이로 보인다.

<그는 기다리고 있다>는 본편에 나온 변태 점장(?)의 이야기이다. 토모사카에게 묘한 작업을 거는 모습에 이 사람 좀 이상해...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기다리고 있다>를 읽으면서 그 생각을 완전히 날려 버렸다.

어른들의 사랑이야기랄까. 우정과 사랑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두 사람의 관계를 보면서 무척이나 애틋하고 안쓰러운 기분이다. 과연 토오루는 료스케를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사랑까지는 아니지만 깊은 우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진짜로 방주에 누군가 한 사람을 태울수 있는 상황이 오면 료스케를 태울수 있을까. (본인은 그걸 바라고 있지만...)

표제작뿐만 아니라 사이드 스토리까지 무척이나 따뜻한 느낌, 행복한 기분으로 읽었다. 키노시타 케이코의 작품은 아직 거의 접해보지 않았지만, 다른 작품도 이런 분위기라면 또다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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