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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자 - 뉴 루비코믹스 363
니시다 히가시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니시다 히가시의 책은 이제 두번째이지만,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사실 작화는 내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도 스토리가 중요하니까.
표지를 보면 리맨물이란 느낌은 팍 온다!! 난 워낙에 리맨물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사람이라 무척이나 기대를 했다.
오호라.. 근데, 요게 리맨물이긴 하지만 연령대가 좀 있다?! 총각 리맨이 등장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아저씨 리맨이 등장하는 것도 이런 재미가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고나 할까?
비록 꽃중년 미중년이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가 없는 모습이지만, 무척이나 매력있는 성격의 캐릭터들이 등장해 읽는내내 시종일관 즐거운 기분이었다.
<사랑을 하자>와 <사랑을 느끼고>는 연작이다. 유능한 경영컨설턴트 코바야시는 일에서도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연하남들을 공략하는 데도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남자다. 그러나 요번에 그의 마수에 걸린 사람은!?
중년의 아저씨였다?
좋은 친구같은 사이로 지내다가 어느새 아저씨의 매력에 푸욱 빠져버린 코바야시. 그런 자신의 마음이 두렵다. 왜냐면.... 어쩌면 이번엔 진짜 사랑일지도 모르니까. 아라키에게 기우는 마음이 커질수록 슬슬 꽁무니를 빼지만 코바야시의 마음은 이미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아라키에게 꽂혔다. 뭐, 돋보기를 사용하는 모습에도 푱 갈 정도니, 두말해서 뭣하랴.
솔직히 중년 아저씨가 등장하면서 헉!! 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늘 꽃미남, 팔팔한 청년들을 보다가 이런 아저씨 캐릭이 등장하는 것도 무척이나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BL 영역이 더 확장되었다는 느낌!? (笑)
<DIRT>는 이 단편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다. 은행 강도와 은행 지점장 사이의 묘한 이야기랄까. 하여간 독특한 캐릭터와 서로 만담처럼 주고 받는 말을 읽다 보니 어느 순간 웃음이 터져버렸다. 특히 아내와 헤어진 이유를 들었을 땐 미친듯이 웃고 말았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역시 매우 유쾌했다. 일부러 사람 웃음을 유도하지 않고, 자연스레 웃음을 유도하는 이 단편 정말 마음에 든다.
<그때로 돌아갈 수 없어>는 회사 입사 동기이지만 지금은 회사 지위에서 엄청 나게 차이가 나버리게 된 두 사람 이야기이다. 가슴에 묻어 왔던 사랑 드디어 빛을 보다!?
<가슴 가득>과 <데려가줘>는 이 단편집중에서 조금 다크한 분위기였다. 사실 사랑이란 것은 밝음과 어두움 양면성을 동시에 가진다. 사랑을 얻기 위해 그리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순간순간 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여기에 나오는 등장 인물들이 선택한 방법은 조금 엇나가고 빗나간 방법이지만 그래서 그런지 더욱 애틋하고 안타깝다. 사랑은 옆에 있을 땐 알아채기 힘들다. 잃어 버리고 나서야, 혹은 잃게 되어서야 문득 깨닫게 되는 사랑도 존재한다. 사랑은 타이밍이다.
<기념일>은 앞선 두편의 어두운 분위기를 말끔하게 몰아내고 마지막으로 한방 터뜨려주었다. 특히나 남성용 T 팬티가 등장할 줄이야.... 그 장면에선 사정없이 웃음이 터져버렸다.
이 책은 후기까지 무척이나 재미있었는데, 작가님의 아저씨 취향이랄까, 아저씨 전공이랄까 하는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할까. 나 역시 요번에 이 책을 보고 중년 아저씨들의 로맨스도 괜찮다고 느꼈으니, 역시 사랑엔 나이가 없는 게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