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을 말할 생각은 없어 - 러쉬노벨 로맨스 137
아이다 사키 글, 키타하타 아케노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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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다 사키의 <안녕을 말할 생각은 없어>는 재작년 드라마 CD를 들으면서 접하게 되었다. 요즘도 그렇지만 그때도 좋아하는 성우분 목소리 삼매경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원작 소설은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당시엔 이 소설의 번역본이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게 또 그 이유이기도 하다. 검색만 해봐도 되었겠지만, 이상하게 라이트 노벨 쪽은 손이 잘 안나갔었다. 지금은 라이트 노벨을 읽는 재미에 푹 빠졌지만...

그때 이 시리즈가 너무 재미있어서 서 너번은 들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성우분이 아마미 역으로 나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원래 야쿠자물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유머스러우면서도 따뜻함이 흘러 넘치고, 스토리도 괜찮아서 너무나도 좋아했다.
책 역시 만족! 물론 드라마 CD를 들은지라 줄거리는 다 알고 있지만 내가 100% 알아 듣는 건 무리였기에 책을 읽으면서 내가 놓쳐버린 부분을 찾아 내는 재미도 쏠쏠했다.

진나이 타쿠로. 서른 일곱의 전직 형사. 현재는 별볼일 없는 탐정. 고집스럽고 무뚝뚝하지만 다정한 면이 있는 사나이다운 사나이지만 왠지 아마미 앞에서는 한 수 접어주는 듯하지만 사실 아마미를 이기지 못하는 걸지도.

아마미 타이가. 스물 아홉. 동일본 최고의 야쿠자 조직인 홍룡회의 하부 조직 스도우파의 간부이자 자신의 조직원을 따로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잘 나가는(?) 야쿠자이다. 잘생긴 외모와는 달리 독설가에다가 툭하면 진나이에게 폭력을 휘두르기도 하는 까칠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아픈 과거의 상처를 독설과 폭력으로 감추려고 하는 여린 마음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12년전 고교생이었던 아마미와 당시 경찰에 몸담고 있었던 진나이의 인연은 우연한 것을 계기로 시작한다. 말수도 없고 늘 자신의 감정을 묻고 살아 가던 소년 아마미는 차츰 진나이에게 마음을 열어가지만, 결국 아버지의 폭행으로 목숨의 위협까지 받게 되어 엄마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를 살해하고 만다. 그후 소년원을 거쳐 아쿠자 조직에 들어가게 되고, 지금은 야쿠자 조직의 간부로 자신의 위치를 잡기까지 얼마나 고된 세월을 살아 왔을까.

물론 난 폭력이란 건 질색이다. 하지만, 소설이나 만화에 등장하는 야쿠자들은 왠지 멋져 보인다고 생각하는 건 그들이 지독한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은 거의 배제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거칠지만 남자다운 성격이 돋보인다. 아마미도 독설에 툭하면 진나이에 폭력을 휘두르지만, 사실상 폭력보다는 좋은 머리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편이다.

아마미는 진나이에게 늘 이런 저런 의뢰를 해오지만, 늘 골치아픈 것들이지만 아마미의 협박과 회유에 못이겨 늘 그것을 받아 들인다. 그렇다 보니 야쿠자 일에 휘말리는 건 일상다반사. 입으로는 싫다고 하면서도 그걸 받아들이는 진나이나, 매일 독설을 내뱉으면서도 진나이 곁에 늘 머무는 아마미나 왜 이렇게 아이들 같은지.... 둘이서 티격태격하는 장면을 보면 무슨 만담쇼를 보는 기분도 든다.

과거와 현재가 얽히고, 야쿠자와 일반인란 사회적 위치에서 오는 문제도 물론 존재한다. 사실 야쿠자와 얽히고 싶은 사람이 세상에 누가 있겠는가. 서로의 마음을 숨기고 살아왔던 십이년. 참 미련도 하지. 하지만 서로에게 서로의 사정이 있듯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고, 상대를 위한 마음도 틀림없이 있었을 터이다.

특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에도 진나이의 곁에 머물지 않을 것처럼 말을 하는 아마미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자신이 야쿠자이기에 진나이가 자신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잘 알고 있을테니까.

웃다가 가슴 뭉클하다가 때로는 애틋하다가 때로는 너무 바보같은 두 사람이 안타깝다가...
이런 저런 감정이 들지만, 겨우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게 된 두 사람, 부디 앞으로 행복했으면 하고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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