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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장미에 안겨 - 러쉬노벨 로맨스 141
아이다 사키 글, 이시하라 사토루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1월
평점 :
솔직히 표지 그림이나 제목은 영 안땡겼다.
왠지 후지사키 코우의 그림을 연상하게 하는 일러스트도, 왠지 에로 영화를 연상시키는 제목도.... 영 내 구미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다 사키란 이름 하나로 구매를 했다. 요즘 아이다 사키의 라이트 노벨에 새로 맛을 들였기에.....
설정은 홍콩 마피아와 그를 감시하기 위해 호텔 버틀러(집사)로 잠입한 형사다.
마피아 X 형사 쪽도 꽤나 땡기지만, 역시 내가 더 좋아하는 설정은 집사다.
제복과 하얀 장갑.... 난 이상한데 모에하는 경향이 있다는 건 인정한다. 집사란 직책과 집사의 복장이랄까.. 이런 것이 참 좋다. 누군가를 돌봐 주고 시중들어주는 캐릭터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비슷한 걸로는 비서가 있지만 그래도 비서보다는 집사쪽이 더 좋다. (흑지사 세바스찬의 영향이 확실히 클지도.. 笑)
하여간, 어릴 때 홍콩에서 몇 년 간 체제했던 경험으로 영어와 중국어에 모두 능통한 공안의 타카네는 홍콩 마피아의 젊은 두목인 알렉스를 감시하기 위해 호텔의 스위트 룸에서 일하는 버틀러로 잠입한다. 물론 그전에 철저한 교육을 받기는 했지만, 처음엔 자신이 형사라는 위치에 있는 걸 너무 의식한 나머지 알렉스에게 거부당한다. 연인처럼 손님에게 반하라는 호텔 상사의 말에 타카네는 알렉스에게 호감을 가지려고 애쓴다.
처음엔 거부하던 알렉스도 어느새 타카네의 시중에 만족하게 되고, 결국은 자신이 일본에 있는 동안 자신의 연인이 되어 줄것을 요구하는데..
실제로 형사 이야기와 마피아 이야기라기 보다는 부잣집 도련님과 집사 이야기 같은 부분이 많았다. 하긴 두 사람이 호텔에서만 만나니 마피아의 분위기를 보여줄 일도, 형사의 모습을 보여줄 장며도 거의 없긴 하다. 중간에 일본 야쿠자 조직의 보스가 등장하는 장면이 있긴 했지만...
낮에는 집사로, 밤에는 연인으로,
원래는 형사 겸 집사 였는데, 이젠 연인 역할까지 총 3개의 얼굴로 지내야하는 타카네. 그치만 내가 보기엔 형사보다 집사쪽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물론 나의 바람이지만...)
그러나 알렉스가 그래도 홍콩 마피아인데, 타카네에게 쉽게 마음을 여는 것이라든지, 자신의 신변에 대해 - 어머니의 이야기나 자신이 사랑한 남자- 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건 좀 의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렉스가 일본에 머무르는 시간은 고작 열흘정도이다 보니 이야기 진도가 좀 빠른 편이란 건 감안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사랑이란 게 한눈에 뿅 갈수도 있는 것이니 그런 건 더이상 트집 잡지 말자. 안그럼 이야기가 진행이 안될테니...
그런 걸 제외하고, 알렉스와 타카네 사이의 달달하기 그지 없는 시간은 너무 달달해서 온몸이 오골오골할 정도였다. 특히 제복을 입은 타카네의 얼굴 빨개진 모습이란..... 사실 일러스트가 내 타입은 아니지만 그 장면만은 마음에 쏙 들었다.
또한 何日君再來란 노래에 얽힌 알렉스와 그 어머니와의 추억이 타카네와 알렉스와 싱크로 되는 부분이 너무나도 찡했다. 사실 이 두 사람의 엔딩이 해피 엔딩이라고 보긴 어렵다. 알렉스는 타카네가 홍콩으로 와주길 원하지만, 타카네는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자 하기 때문이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타카네가 알렉스와 함께 떠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이런 엔딩도 여운이 많이 남아 꽤나 마음에 든다. 타카네의 말처럼 함께 하지는 못해도 사랑하는 마음과 행복했던 시간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것도 어쩌면 행복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다. 세상에는 함께 할 수 없는 관계란 것도 있으니까.
「我再回來」(다시 돌아 오겠습니다)
「何日君再來」(그대는 언제 다시 오시려나요)
책을 덮은 후에도 이 두 마디의 대사가 자꾸만 떠올라 괜시리 찡해진다.
알렉스의 약속이 꼭 지켜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