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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거리의 연인 - 러쉬노벨 로맨스 254
토노 하루히 지음, 카노 아유미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토노 하루히란 이름에 예쁜 표지, 그리고 왠지 그리운 향기가 물씬 풍겨올 듯한 골동품이란 말이 주는 어감까지. 난 주저없이 이 책을 선택했건만, 다 읽고난 후 조금 실망스러운 기분이다. 생각외로 이야기가 너무나도 무난한데다가, 등장 인물인 치나츠의 성격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두 주인공은 대학생이다. 간만에 대학생들의 귀엽고 풋풋한 사랑이야기란 생각에 기분이 들떴다. 하지만 귀엽고 풋풋하긴 해도 밋밋하다.
이소자키 토오루는 부잣집 도련님에, 키 크고 잘 생기고, 머리도 좋으며 대인 관계도 좋은 즉, 엄친아 부류에 속한다고 할까.
하토리 치즈나는 키도 165정도에 마른 체형. 엄마의 무관심으로 비뚤어진 학창시절을 보냈으나 지금으로부터 4년전 골동품 가게 주인인 대정낭만당의 주인 츠지모토를 만나 마음잡고 살게 된 녀석이다.
케이치가 골동품 골목에서 무심코 가게안을 쳐다보니 그곳에는 히나 인형만큼이나 예쁜 아가씨가 있어 한눈에 반해버린다. 그러나 그녀는 알고 보니 남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치는 치나츠가 점점 좋아진다. 그리고 치나츠는 쌀쌀맞게 굴면서도 그런 케이치가 싫지 않은 눈치다.
그렇게 만난 두 사람. 그러나 그 둘을 연결시켜 준 건 따로 있었으니, 바로 자기 짝을 잃어 버린 히나 인형이었다. 우연하게도 프랑스 여행중에 그 짝인 여자 히나 인형을 케이치가 사왔던 것. 그것을 치나츠에게 건네주는 것을 조건으로 두 사람은 사귀기로 한다.
솔직히 말해서 여장 남자같은 설정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리여리한 체격에 예쁘장한 얼굴이면 기모노를 입었을때 여자처럼 보일테니까. 게다가 그건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뿐 평소에는 까칠한 남자 대학생이니 그런 치나츠의 모습은 귀여웠다. 하지만 생김새와는 달리 성격이 얼마나 까칠한지. 허세 부리고 투정하고 앙탈부리고 오해하기 일쑤고... 솔직히 말해 치나츠를 보면서 여고생 캐릭터가 아닌가 싶었다.
케이치는 뭐 상냥하면서도 남자다운 그러면서도 약간은 소심한 면이 있는 그런 캐릭터였지만.. 이렇다보니 남남 커플이 아니라 남녀 커플로 보였다. 치나츠가 남자란 걸 염두에 두지 않으면 이건 딱 남녀 로맨스물이다.
게다가 두 사람 사이를 큐트 발랄로 설정한 게 갑자기 끈쩍끈적하게 되어 버려서 당황스러웠다. 사실 감기 걸린 치나츠를 문병 온 케이치가 치나츠를 돌봐 주면서 키스하던 장면은 참 예뻤는데 말이다. 여기서 끝났으면 좋았을 걸.. 차라리 소프트하게 끝을 내는게 이 커플에게 더 잘 어울리지 않았을까. 마지막에 딱 한 씬이 있는데, 없는 것만 못하단 생각이다. 20대초반의 상큼 발랄한 커플이 왠지 30대 커플처럼 끈적하게 변해버려서 적응이 안된다고나 할까.
골동품가게나 히나 인형같이 신선한 소재를 사용한 것은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밋밋한 스토리에 갑자기 주인공들의 성향이 확 바뀌어 버린 듯한 느낌은 별로다. 하드하려면 하드하게 소프트하려면 소프트하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끝에가서 일관성이 없어진 듯한 느낌도 좀 못마땅했다.
참, 하나더. 이 책은 오탈자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교정에도 좀 신경을 많이 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