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1 마녀 1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마녀(魔女)란 단어를 떠올리면 난 먼저 이런 것들이 생각난다. 검정색 망또에 얼굴을 쭈글쭈글하며 매부리코에 커다란 사마귀. 솥단지에 초록색으로 부글부글 끓는 액체를 휘저으며, 이상한 주문을 외는 사람.
동화나 만화를 통해 접해오던 마녀의 이미지는 늘 이런 것이었다. 누군가의 행복보다는 누군가의 불행을 비는 사악한 존재.

게다가 중세 시대에는 마녀 사냥이라고 해서 수많은 여자들을 화형시켰다. 그중에는 진짜 마녀도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 선량한 일반인이었다. 마녀로 점찍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자연의 모습을 해석할 수 있는 존재였다. 약초에 대한 지식이 있어 때로는 사람들은 치유해 주던 그런 역할을 하던 사람들은 마녀란 존재로 낙인찍히고 몰살되었다.

당시 종교적인 관점에서 무참하게 학살당했던 그런 존재들. 그들은 종교적 이념에 배치되는 존재로서 당연히 제거되어야 할, 그리고 권력자의 입장에서 당연히 배척해야할 존재들이었다.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마녀는 과연 마녀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만화이다.
스핀들의 경우 터키의 유목민 소너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양털로 직조를 한 천에 나타난 전언. 그것을 전하기 위해 유목민 소녀 시랄은 수도로 향한다.

그곳에는 수십년전 자신의 보답받지 못한 사랑을 증오하는 한 여인이 마녀가 되어 나타났다. 그녀는 바자르 밑에 잠든 영혼들을 깨워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 한다. 결국 그녀는 세계의 지혜를 손에 얻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원한 갚기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의 지혜는 개인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세상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 그게 이 만화가 주고자 하는 교훈이 아닐까.

쿠아루푸는 브라질의 원시림속에 사는 한 부족과 그 부족의 주술사 쿠마리의 이야기이다. 자연의 힘을 존중하고 자연을 사랑하며, 자연속에서 살아왔던 한 부족은 일명 선진국이란 나라가 들고 나온 밀림 개발이란 명목하에 몰살당한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이 존재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당연하다는 듯이 잊어 버렸다. 무자비한 개발 열풍속에 사라지는 건 하나 둘이 아니다. 태곳적 부터 숨쉬어 왔던 존재들이 한번에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오류가 얼마나 큰 것인지 도대체 알고나 있는 것일까.

인간의 욕망과 욕심이 불러온 재앙은 자연과 공존하는 삶이 주는 올바름을 잊게 만들고,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오만한 생각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여전히 세상은 인간의 욕심과 욕망에 갈갈이 찢기지만, 자신만을 생각하는 인간은 눈을 막고, 귀를 틀어 막고, 모든 것을 부정하고 있다. 과연 인간의 앞에 남겨진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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