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눈동자는 폭탄 - 뉴 루비코믹스 827
야마시타 토모코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오옷.. 샤방샤방~~
야마시타 토모코의 만화를 이제까지 8권인가 9권인가를 읽었는데, 이렇게 샤방샤방한 표지는 처음이었다. 대부분 핼쑥하고 퀭한 인물들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었고, 밝은 색조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오호~~ 내용도 샤방샤방할까? 하는 기대를 가득 품고 책을 펼쳤지만, 처음부터 마음을 꾸욱 짓눌러 오는 이 압박감은 뭘까나. 하긴, 귀여운 이야기 + 어두운 이야기 혹은 슬픈 이야기가 반반 정도인 야마시타 토모코의 전작들을 생각해 보면 표지만 보고 섣부른 판단은 하지 말아야 했었다.   

<the turquioise morning>은 야마시타 토코코의 작품중 처음으로 보는 아랍물이다. 다른 작가들의 아랍물을 보면 대부분 대부호, 사막의 왕자님이 대부분이었지만, 야마시타 토모코의 아랍물은 그런 것과 판이하게 달랐다. 무슬림 전사와 종군 사진기자의 조합이었다. 911테러에 관한 이야기도 살짝 언급되었고....

사랑하지만 고백은 할 수 없는 사랑. 그 영혼만이라도 손에 넣고 싶은 그는 마신과 거래를 했던 것이었을까. 아니면 그 바람이 너무나도 커 마신이 그의 소원을 살짝 들어주었던 것일까.

<작별의 시간입니다>는 무척이나 섬뜩했다. 이별을 통고하는 한 사람과 그 이별 멘트를 고스란히 들어야 하는 한 사람. 마지막 장면에서의 그의 눈물은 어떤 걸 의미할까. 아마도 압축해서 두 가지 결론이 나올테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독자의 몫. 난 무서운 생각이 먼저 들었다.

<러브하다>는 사랑 고백 후 기다림의 시간을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사랑 고백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가 남긴 체취만을 기억하며 보내는 시간들. 휴대 전화 전원은 꺼버리고, 전화 번호는 안가르쳐 주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안타까움. 고백이 받아들여지든 받아들여지지 않든 간에 그 기다림의 시간은 여느 시간보다 더디고 느리게 흐른다.

<바람둥이!> 는 읽으면서 뭐 이런 녀석이 다있나.. 싶었다. 자신의 이상형은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이라고? 이기주의자!!!!!
그러면서도 그런 녀석을 좋아하는 넌 바보? 귀여운 바보들의 이야기.
근데, 그 로션의 정체와 그 잔량의 비밀은 도대체 뭐였지?

<장미의 눈동자는 폭탄>은 보면서 키득키득거리다가 결국 쓰러지게 웃었다. 처음으로 보는 샤방샤방한 주인공 등장. 그가 나타나면 모든 사람은 다 쓰러진다. 특히 화살이 피융피융 날아가 퍽퍽퍽 꽂히는 장면에서는 웃음을 참기 힘들었을 정도였다.

근데 작가님의 책을 보면 권 당 한 편씩 꼭 M캐릭이나 S캐릭이 나온다. 여기 등장한 건 M 캐릭. 아무래도 M캐릭을 더 좋아하시는듯.

<아아 보이프렌드>도 읽다가 웃음이 마구 터져버렸다. 망상 폭주의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 바보같으면서도 순수하고, 또 은근히 밝히는 것 같으면서도 입밖으로는 말을 하지 못한채 망상만 폭주 작렬하는 캐릭이랄까. 정말 그대가 사토라레였다면 삶이 어질어질했겠소....

<절망의 정원>은 작가님의 다른 작품에 비해 대사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주인공의 모놀로그 분량이 많았다고 할까. 그런데, 그게 너무 애절하고 가슴 아파서 읽고 또 읽고...

이번 단편집은 기복이 심한 그런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고나 할까.
슬프고 애절하고 무섭고, 또 한편으로는 귀엽고 발랄하고 바보같고 웃기고.
그런 후에 왠지 로맨틱.
롤러 코스터를 탄 듯 어질어질한 기분이 들었지만, 기분은 좋았다고나 할까.
다양한 소재들도 무척이나 좋았느데, 특히 아랍물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 단편집은 몇 번을 다시 읽어도 늘 새로울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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