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의 온도 - 뉴 루비코믹스 88
쿠니에다 사이카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쿠니에다 사이카.. 내가 쿠니에다 사이카의 작품을 이전에 접한 적이 있나 하고 블로그를 싸그리 뒤져봤다. 아.. 그러나 없다. 근데, 왜 전에 본 기분이 든 걸까. 혹시 봤는데, 기억을 못한다거나 아니면 기록을 안해둔 것일까. 그림체가 무척이나 낯이 익은데 말이지.

각설하고, 한숨의 온도는 표제작인 한숨의 온도보다는 아키모토 X 신야 커플편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사실 한숨의 온도와 아키모토 X 신야 커플, 그리고 우리들의 졸업은 세 작품이 이미지나 느낌이 굉장히 다르다.
뭐랄까, 바보공이 등장하는 것만은 일치한다고 할까. 마지막 작품인 학원물 우리들의 졸업은 바보공 X 바보수의 느낌이긴 하지만....

일단 한숨의 온도부터.
이 작품은 BL에서 아주 자주 쓰이는 설정이었다. 형을 좋아하는 형의 친구. 그의 입막음을 위해 육체 관계를 요구한다라는 설정. 다만 좀 색달랐던 건, 순하게만 보였던 수가 은근히 소악마 기질이 엿보였다는 것. 음... 그래, 늘 당하기만 하는 수는 좀 싫어서 이런 수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공이 단 몇 달만에 바뀐 모습을 접하자니... 웃음이 나오는게 아니라 애처로왔다고나 할까.

그다음에 나오는 아키모토 X 신야 커플은 중편 정도의 분량인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7살 연상의 미용상 아키모토와 대학생 신야. 우연한 만남으로 섹스 프렌드가 되지만 신야는 아키모토에게 자꾸만 끌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다. 아키모코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이 트라우마가 되어 누구에게도 자신의 곁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자꾸만 자신에게 다가오는 신야, 그리고 그것이 못내 불편한 아키모토. 소제목이 그 두 사람관계를 보여주는 제목인듯 해서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더이상의 접근을 허락치 않는 BLIND, 서로 간의 거리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을 나타내는 DISTANCE, 그리고 아키모토가 그려 놓은 경계와 그 아슬아슬한 선의 BORDER. 어쩌면 제목도 이렇게 잘 지었을까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특히 둘의 재회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거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의 아키모토의 모습이 너무나도 예뻐서 내가 끌어안아 주고 싶었다. 

우리들의 졸업은 엉뚱하게 이야기가 튀어서 한참을 웃었다. 그 미소 천사같은 마츠바라가 연심을 품고 있던 상대를 알았을 때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하여간 너무나도 놀랐다. 그치만, 워낙 짧은 데다가 학원물이라 약간의 거부 반응이 생긴 건 어쩔수가 없었다. (난 학원물에 거부 반응이 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등장 인물과 색다른 이야기로 진행된 한숨의 온도.
바보들의 순정이 어떻게 결실을 맺는지 그것에 주목해서 보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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