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숲속에서 - 사랑하는 폭군 동인지
다카나가 히나코 글 그림 / 와이코믹스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타카나가 히나코의 만화는 그대가 사랑에 빠지다 시리즈를 보면서 시작했다. 작화가 워낙에 내 타입이었고, 또한 레이치로가 워낙 내 타입이었던지라, 무척 즐겁게 봤던 기억이 난다.

어느 날 숲속에서는 타카나가 히나코의 <사랑하는 폭군>의 동인지이다. 유명한 만화이긴 하지만 워낙 상반된 평으로 엇갈리는 만화이기도 한데, 나에게 어떻냐고 묻는다면 그다지 내 타입은 아니라고 말할 것 같다. 다만 독특한 점이 큐티 공 X 폭군 수라는 기묘한 설정이랄까.
하여간 이 설정은 동인지에서도 고스란히 따라온다.

동인지라는 게 원래 작가가 그리고 싶은 걸 그리는 것인지라, 가끔 황당한 망상을 보기도 하는지라, 동인지는 또 동인지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지금 이 책이 사랑하는 폭군 동인지 네번째라고 하니 일본은 동인지의 인기도 만만치 않은가 보다라고 짐작을 해 본다.

표지를 보면 딱 떠오른 건.
얘들 뭐냐...
사람은 사람인데, 귀와 꼬리가 달렸다.
왠지 귀엽잖아?
게다가 설정또한 재미있다.
큐티 공 모리나가는 곰돌이로, 폭군 수 타츠미는 늑대군으로 나온다.
성격 또한 본편 만화와는 별로 다르지 않은 듯, 곰돌이는 늑대군을 짝사랑하면서 늘 지켜보고 있고, 늑대군은 츤츤거리면서 곰돌이를 상대를 안해준다.

그러던 어느 날, 늑대군이 심한 상처를 입고 쓰러진 걸 발견한 곰돌군은 동면에 들어가기전 충분한 음식을 섭취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늑대군을 돌보다가 거의 쓰러질 지경까지 간다. 그러나 늑대군의 의리있는 행동으로 곰돌군은 무사히 동면을 마치게 된다.
하지만, 짝사랑으로 만족하지 못하던 곰돌군, 드디어 늑대군을 덮치는데.......

읽다가 혼자서 피식피식거리면서 웃었다. 설정 자체가 넘 웃기는 거다.
곰돌이와 늑대군이라니...
작가님은 사랑하는 폭군을 그리면서 이 둘의 이미지를 이렇게 생각했던 것일까.
뭐, 하긴 큐티 공에 어울리는 동물 이미지는 곰돌군이 맞다. 사실 더 귀여운 토끼는 반대로 늑대에게 잡아먹힐 것 같고, 같은 육식 동물중에선 가장 귀여운 것이 곰이니 말이다.

그리고 곰의 상대를 하려면 몸집이 좀 더 작은 육식동물이 필요할 것이고, 그러자면 늑대쪽이 어울리겠다. 여우는 몸집도 작은데다가 폭군 수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을테니까.

동인지를 읽다가 보면 나 역시 이상하게 흘러가다가 결국 망상폭주를 하게 된다. 동인지의 특성상 본편을 먼저 보지 않으면 재미가 없을수도 있겠지만, 나름 늑대를 사랑한 곰돌군의 이야기라 생각해도 그다지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동인지라는 특성상 그림체가 굉장히 거칠며 섬세하지 못하다. 기존 타카나가 히나코의 그림을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깜짝 놀랄듯.. 나역시 작화를 보고는 헉... 하는 소리가 나왔으니까. 그리고 귀엽고 재미있는 설정이긴 하지만, 스토리도 생각보다 별로였기에 좋은 점수는 주기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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