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구매하게 된 동기는 지극히 단순하다. 그건 다름아닌 고양이 만화란 것이기 때문이다. 난 강아지를 키우지만, 고양이도 무척이나 좋아하며, 또 부모님댁에도 고양이가 두 마리 있어 늘 그녀석들을 관찰해왔다. 사실은 그 녀석들을 길에서 납치(?)해 온 것도 나였다. 그래서 그런지 고양이 만화나 고양이 관련 책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또 눈에 띄는대로 구입하는 편이다. 이 만화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 집어든 것이었다. 하지만 배송을 받고 책 표지를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표지의 고양이.....는 고양이가 아니라 개구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혹시 고양이같은 개구리!? 혹시 꼬리 달린 유전자 변형 개구리!? 오만가지 상상을 하면서 일단 책 표지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왼쪽에 있는 스티커에는 유투브에 동영상으로 올라왔다는 게 보인다. 흐음... 평소 유투브는 별로 들어가지도 않는 사이트라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 가끔 일본 니코니코동화에는 들어가도 유투브는 그닥 관심이 없었던 것도 그 이유다. 어쨌거나, 책을 펼쳐보고는 좀 당황스러웠다. 내가 상상한 고양이 만화는... 복슬복슬한 털... 초롱초롱한 눈. 애교만점의 몸짓으로 가득해야 한다는 것이었기에. 물론 책 표지만으로도 가히 고양이의 모습이 짐작은 되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라고 외치고 싶던 순간!! 역시 만화는 작화가 다가 아니란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만화는 작화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내용이 중요하다는 사실말이다. 비록 개구리를 닮은 고양이인데다가,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이 그림만으로 이루어진 만화라서 그림으로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쳤다. 고양이의 기본적인 습성 +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만화라고 할까. 그 모든 것은 단 한마디의 말이 없어도 고양이의 행동이나 표정만으로 충분히 알아챌 수 있다. 물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장면만 봐도 그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고양이의 습성과 관련된 묘사가 많다. 특히, 빨래 건조대의 마른 빨래를 모조리 끌어 내려 그위에서 편안히 쉬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았을때 쓰러지도록 웃었다. 고양이들은 천성이 따뜻한 것을 좋아하는 녀석들이고 푹신푹신한 걸 좋아하는 녀석들이라 완전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또한 여행용 캐리어에 들어가기 싫어서 반려인과 기싸움을 하는 고양이의 모습은 어찌나 웃기던지..... 다만, 고양이의 의인화 부분이 많아서 순수한 고양이 만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그 모든 것도 고양이의 습성을 잘 관찰한 것에서 나온 것이니 그다지 거부감은 없다. 한마디 말도 없이 단 한장면만으로 웃음을 안겨주는 사이먼의 고양이. 애묘가라면, 그리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신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