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지 콜드 블루 Age Called Blue - 뉴 루비코믹스 634
Est Em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에스토 에무의 책으로는 네 번째로 읽은 에이지 콜드 블루.
이 책은 작가의 첫 단행본인 쇼가 끝나면 만납시다와 이야기가 이어지는 연결구조를 가지고 있는 책이라 무척 흥미로웠다. 어쩌다 보니, 다른 작품을 먼저 읽는 바람에 다시 한번 쇼가 끝나면 만납시다의 이야기 두 편을 새로 읽었는데, 그러고 나니 아하.. 이렇게 연결되는 것이었구나 하는 부분이 눈에 많이 띄었다.

난 사실 사람의 얼굴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현실에서도 그러니 만화 캐릭터의 얼굴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한 작가가 그려낸 캐릭터들은 특정 캐릭터가 아닌이상 각 작품의 주인공 이미지는 비슷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리라.

에이지 콜드 블루를 재빨리 한 번 읽으며 스토리를 파악한 후 다시 쇼가 끝나면 만납시다를 읽고, 에이지 콜드 블루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다시 읽었다. 혹자는 '만화를 그렇게 세세하게 읽을 필요가 있나'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 만화는 글로만 씌어진 소설과는 달리 그림이 들어 있기 때문에 적어도 두 번은 읽어야 제맛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두 번째로 보면 못보고 지나쳤던 세세한 부분도 눈치챌 수 있고, 또한 누구의 대사인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여간에 두 번을, 중간에 전작을 한 번 더 읽게 만든 에이지 콜드 블루는 쇼가 끝나면 만납시다에 나온 락밴드의 이야기인 Rockin'in my head에 이어지는 내용이다. 현재에서 점점 과거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는 방식이 독특해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또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친구와의 우정, 그리고 친구가 전해오는 자신에 대한 마음에 대한 대답이란 부분을 과하지 않은 표현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에스토 에무의 책을 읽다 보면 각각의 사람이 가지는 감정의 불분명한 경계에 대한 표현을 참 잘해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역시나 이 작품에서도 그런 것을 느꼈다.  

Isaw blue는 쇼가 끝나면 만납시다의 caf'e et cigarette에 등장하는 뤼시앙의 과거 이야기인데, 애절하면서도 애틋한 그런 느낌이 강했던 단편이었다. 특히 온몸에 물감을 묻히고 있던 뤼시앙의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마지막 단편인 니 푸카 니 페라는 우주비행사였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로 우정과 사랑의 경계에 서 있던 두 사람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는데, 굉장히 안타까우면서도 굉장히 따스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한때 열광했고, 나의 해방구라 여겼던 락과 락 밴드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과 화가의 이야기, 그리고 우주 비행사 이야기까지 다양한 소재와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에스토 에무의 만화는 내게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적절한 감정 처리와 말 대신 그림으로 표현하는 에스토 에무의 표현 방식은 백마디 말보다 한 장의 그림이 보여주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도 에스토 에무의 만화를 더 많이 만나보게 되길 바라며,
니 푸카 · 니 페라, 에스토 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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