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만나러 갑니다 - 행복한 고양이를 찾아가는 일본여행
고경원 지음 / 아트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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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 애견 애묘인들의 천국이라고 한다. 하긴, 내가 몇 년전 일본에 갔을 때, 독쇼의 규모와 일반인들이 기르는 개들의 종류가 다양한 것에 대해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반대로 유행에 따라 개나 고양이의 종류를 기르고, 유행이 지나면 서슴없이 그 종에 대한 관심이 거두어 지는 그런 부정적인 요소도 많다고 한다.

고경원씨의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에서 만난 길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비롯해 일본의 고양이 산업을 비롯해 고양이와 관련된 전통 문화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고양이 마을이라 일컬어지는 야나카 마을의 고양이 카페, 고양이를 소재로 작품을 만드는 공방을 비롯해 산리오에서 만든 헬로 키티 테마 파크인 퓨로 랜드등과 일본의 복고양이(마네키네코)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일상속에 스며든 고양이와의 삶등에 관한 이야기는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고, 할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짐을 꾸려 일본으로 떠나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만들었다.

고양이 마을이라, 그곳은 도대체 어떤 곳일까. 고양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런 꿈같은 마을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하지만, 그곳은 고양이들이 살아가기에 좀더 편안한 곳이지, 고양이의 천국은 아니다. 세상은 그래도 인간들을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보다는 백배 천배 낫지 않을까.

우리나라의 경우 개는 좋아하지만 고양이는 흉물스럽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 아마도 개들은 사람을 잘 따르지만, 고양이는 사람을 잘 따르지 않고, 시즌이 되면 소름끼치는 울음소리로 동네를 시끄럽게 하고, 쓰레기 봉투를 뜯어놓는 주범으로 여기기 때문이리라.

물론, 일본도 이러한 문제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고양이를 사랑스러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TNR정책의 확대와 고양이 밥주기 등으로 인간들이 입는 피해 정도를 줄여 나가고, 고양이와 공존해 나가는 그들의 삶을 우리도 배워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첫번째 파트인 고양이 마을 야나카를 소개하는 부분에는 야나카의 지도가 상세히 그려져 있다. 비록 일본어 표기가 빠진 한글 표기라 할지라도 일본어를 조금 안다면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야나카에 있는 넨네코와 카페 란포는 언젠가 꼭 가보리라. 그곳에서 신이치도 만나고 료스케도 만나고 싶다. 그리고 고양이들이 나른한 휴식을 취하는 공간인 유야케단단에서 그곳의 길고양이들과 눈맞춤을 해보고 싶다.

두번째 파트는 요코하마 고양이 미술관을 비롯해 고양이 작품을 전시한 미술관과 실제로 존재하는 고양이 버스, 헬로키티 테마파크인 퓨로 랜드와 고양이 섬 에노시마,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무인역의 역장 타마짱이야기가 나온다.
고양이를 테마로 한 작품이라니, 생각만 해도 환상적이다. 게다가 헬로키티는 연령을 초월해 여성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이다 보니 마음은 두둥실 벌써 일본으로 날아간다.

세번째 파트는 복고양이(마네키네코)에 관한 이야기이다. 마네키네코와 관련한 전승 설화나 마네키네코를 모시는 신사라든지, 마네키네코 작품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나도 마네키네코를 무척이나 좋아해 마네키네코를 소재로 만들어진 용품을 몇 가지 가지고 있을 정도이니,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입이 헤벌쭉 벌어진다.

네번째 파트는 일상과 관련된 고양이 이야기이다. 택배사의 심벌로 쓰이는 구로네코 야마토,  고양이 허수아비 도리요케등은 내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 고양이 특히 검은 고양이는 불길하게 여기는 게 사람들의 선입관이지만, 구로네코 야마토는 그것을 멋지게 반전시킨 회사이다. 그외에도 수없이 다양한 종류의 고양이 관련 서적은 정말 일본은 고양이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사실 지난 일본 여행에서 들른 서점에서 고양이 서적이 많은 것은 알고 있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다양하게 책들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좀더 세부적이고 다양한 책들을 소개해 준다. 세상에 고양이 육구를 소재로 찍은 사진집이라니.... 당장이라도 그곳에 달려가 그 사진집을 구입하고 싶다.

일상에 스며든 고양이 이야기들, 그리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귀엽다 예쁘다를 떠나 한 생명으로 존중하고 공생의 길을 찾아 나가는, 그러는 한편 상업적으로 다양한 문화 컨텐츠를 창조하는 그들의 능력과 관심이 부럽다. 언젠가 다시 일본에 가게 되면 난 반드시 고양이 마을 야나카에 들르리라. 그곳의 고양이들을 눈으로 좇으며 행복을 느끼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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