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는 붉은 색을 싫어한다 - 뉴 루비코믹스 718
에스도 에무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에스토 에무는 요즘 들어 부쩍 관심을 가지게 된 작가다. 물론 이전까지는 내가 몰랐던 작가란 말이기도 하다. BL계도 워낙 작가층이 두텁다 보니, 내 취향에 꼭 맞는 작가를 찾기가 힘들다.
난 새로 알게 된 작가가 있으면, 그 작가의 책을 일단 한 두권 사보고,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책은 몽땅 구입하는 편이다. 에스토 에무도 그런 작가중의 하나이다. 

에스토 에무는 <쇼가 끝난 뒤 만납시다>란 작품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다. 무용수, 화가, 락커 등 문화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그 작품은 내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주었다. 적은 양의 대사지만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는 대사, 그리고 화려하다기 보다는 멋진 작화가 주는 기쁨, 그리고 스토리의 아름다움은 BL이란 장르가 주는 기존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색다른 장르로서 바라 보게 만들 정도이다.

내가 BL계에 입문한지 아직 2년여지만, 그동안 많은 작가를 만났다. 하지만, 처음엔 이 장르가 주는 겉모습의 즐거움에 치중해서 정신없이 탐독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좋아하는 작가도 많이 생겼고, 내 취향에 맞는 작품을 위주로 읽고 있다.

에스토 에무의 <어리석은 자는 붉은 색을 싫어한다>는 표제작 외 3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표제작인 <어리석은 자는 붉은 색을 싫어한다>는 투우사와 소를 해체하는 작업을 하는 정형사의 이야기이다.

원래 난 투우를 싫어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동물을 이용해서 유흥을 즐기는 것을 죄 싫어한다. 하지만, 그런 걸 한 수 접고, 만화 자체의 스토리만 보면 정말 멋지다. 투우를 하는 장면도 멋지지만, 슬럼프에 빠진 라피타에게 마우로가 해준 이야기는 정말 인상에 많이 남았다. 그리고 남자들의 몸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한 건 아마도 이 만화가 처음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작화도 내 마음에 쏙 든다.

이외에도 정형사 마우로의 이야기인 원탁의 사자, 구두장인과 작가 이야기인 BABY, STAMP YOUR FOOT, 축구장 경비원과 한 축구팬의 이야기를 담은 Tiempos extra와 마지막 단편인 안무가와 댄서의 이야기를 담은 류미엘까지, 이 단편집 역시 신선한 소재와 독특한 이야기 흐름으로 가득하다.

난 다른 작품중에서는 BABY, STAMP YOUR FOOT가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마지막 장면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에스토 에무의 만화는 소재 자체의 특이성도 있지만,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나 직업이 정형화 되지 않는 점이 참 좋다. 멋진 그림들은 눈을 사로잡고, 멋진 이야기는 가슴을 사로잡는다. 그게 바로 에스토 에무의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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