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 클럽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3
샬레인 해리스 지음, 송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그 세번째 이야기.
처음에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를 접했을 때 제일 걱정했던 것은 이 소설이 작가의 몽상을 그리지나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작인 <어두워지면 일어나라>, <댈러스의 살아있는 시체들>을 읽으면서 나의 그런 걱정은 어느새 싸그리 날아가 버렸다.

왠지 뱀파이어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미국 남부 지방을 배경으로, 미스테리하면서도 코믹하게 그려낸 이 소설들은 한겨울에 읽는 뱀파이어 소설의 재미를 한껏 끌어 올려 주었다. 물론, 여기에 나오는 뱀파이어들도 말뚝이 박히면 죽고, 햇볕을 보면 타서 죽는 등 고전적 뱀파이어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관에서 자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여타의 뱀파이어물과 다른 것은, 뱀파이어들은 공인된 시체란 것이다. 즉, 합법적으로 죽었지만 산자들로 취급되어 인간과 두루 섞여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들은 인공 혈액인 트루 블러드를 마시며, 가끔은 뱀파이어 추종자들에게 피를 제공받기도 한다.

그러나 고전적 뱀파이어와 좀 다르다면,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가게를 경영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돈을 벌고, 세금을 납부한다는 것과 변신 능력이나 안개나 동물을 부리는 능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래 나이를 많이 먹은 뱀파이어들은 안개를 부리고 동물을 조종하고, 여타의 동물 모습으로 변하지만, 인간들 사회에서 합법적으로 살아가려면 그정도는 감수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합법적인 비사망자로 살아가는 뱀파이어들과 늑대 인간 및 변신 인간, 수키같은 텔레파시 능력자가 뒤죽박죽 섞여서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상, 그것이 바로 이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이다.

3편인 죽은자 클럽은 미시시피를 배경으로 벌어진다.
빌이 속한 뱀파이어 조직의 여왕에게 명령받은 일을 하다가 실종된 빌. 그러나 그것보다 더 끔찍한 일은 빌이 다른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다. 늘 징글징글할 정도로 수키에게 애정 공세를 퍼붓던 빌이 배신했다?!

수키는 빌의 행방을 좇아 늑대인간 알시드와 미시시피로 향한다. 알시드와 함께 하면서 수키도 알시드에게 마음이 조금씩 기울어 간다. 미시미피의 <죽은 자 클럽>에서 텔레파시 능력을 이용해 빌의 정보를 캐내던 수키는 늑대인간들의 공격으로 상처를 입게 되지만 이건 서막에 불과하다.

죽은자 클럽에서는 수키가 이제껏 당했던 것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의 목숨의 위협을 받는다. 어깨를 다친건 약소한 정도, 2편에 나왔던 태양공동체의 리더가 죽은 자 클럽을 습격했을 때 수키는 뱀파이어를 구하려다가 옆구리에 말뚝이 박히는 상처를 입는다. 다행히 에릭이 근처에 있어 에릭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빌은 빌대로 찾기 힘들고, 일은 여러가지로 꼬여간다.

게다가 어찌어찌 찾아낸 빌은 거의 빈사상태고, 빌이 사랑에 빠졌던 뱀파이어까지 등장하는 등 수키 스택하우스가 가는 곳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일주일 가량 굶주렸던 빌은 수키에게 죽을 듯이 덤벼 들어 피를 빨지 않나...

차라리, 헤어져!!! 널 놔두고 바람까지 핀 남자를 용서하지마, 수키!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로 빌의 상태는 엉망이고, 게다가 늑대 인간 알시드는 수키 마음을 흔들어 놓고, 에릭은 수키를 갖고 싶어 하고.... 이날 이때껏 남자들에게 인기없던 수키 스택하우스는 인간이 아닌 존재에 게 사랑받을 운명을 타고 났는지, 관심을 보이는 건 뱀파이어나 늑대인간, 혹은 샘같은 변신인간뿐!?

3편은 빌이 납치 감금되는 바람에 빌의 등장은 거의 없다. 대신 늑대인간 알시드와 에릭이 주로 등장하는데, 차라리 수키가 빌을 버리고 에릭을 선택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도 팍팍들었다. 에릭은 수키를 구하기 위해 (속마음은 잡아 먹고 싶은 건지도 모르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데, 빌은 엉뚱하게 다른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지다니...

내가 생각해도 수키의 마지막 페이지의 초대 취소는 타당하고 정당한 듯 보인다.
그렇다고 에릭까지 초대 취소를 할 필요가 있었겠냐만은 뭐, 그건 수키 마음이니까.

뱀파이어의 피, 특히 에릭의 피를 점점 더 섭취함으로써 점점 더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가지게 되는 수키. 이러다가 결국 그녀도 뱀파이어가 되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든다.

참, 드디어 부바의 정체가 드러났다. 부바의 정체가 드러난 순간 난 뒤집어지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로큰롤의 제왕인 그가 맹한 뱀파이어로 변신할 줄 누가 알았으랴. 비록 엘.... 이라든지, 구렛나룻이라든지 밖에 안나왔지만, 그정도면 충분하다.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가 부바였을줄이야....

조금 아쉬웠던 점은 빌이 왜, 어떻게 그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졌는지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었다. 혼자 상상으로 혹시 그녀가 빌을 뱀파이어로 만든 주인공이 아니었을까도 생각해 봤지만, 수키의 말뚝에 꿰뚫려 너무 쉽게 죽어버렸기에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뱀파이어 엑스트라 3정도의 비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수키는 자신을 배신한 남자친구를 구하는 일때문에 목숨이 열 개라도 모자르겠다. 앞으로 빌과의 관계가 어떻게 풀려갈지는 모르겠지만, 쉽게 용서를 해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3권이 지난 11월에 나왔으니 4권은 언제쯤 나올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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