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가는 뒤돌아본다 - 러쉬노벨 로맨스 240 협상가 시리즈 3
에다 유우리 지음, 나라 치하루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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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가 시리즈 제 3탄!


점점 아저씨스러워지는(사실 난 인정못함, 그러나 메부키 본인과 작가님은 그렇게 생각한다) 메부키와 점점 변태스러워지는 짓궂은 야쿠자 효우도(이 점에 대해서는 약간 수긍한다)는 조금씩 러브러브한 사이가 되어가지만(내가 보기에), 메부키는 여전히 자신과 효우도가 그런 사이라는 게 좀처럼 인정되지 않는다. 물론 효우도를 좋아하는 마음이 점점 커지지만, 신체적으로는 아직 익숙하지 못한데 다가, 효우도는 메부키가 정말 싫어하는 부류인 야쿠자이기 때문에.

어쨌거나, 둘의 러브라인은 잘 형성되어 가고 있다. 같이 변호사 일을 했던 시메노가 나타나 효우도를 긴장시키긴 하지만, 시메노는 노말이니 그다지 걱정할 건 없어 보인다. (아니지, 노말이었다가 좋아하는 상대에 따라 바뀌는 경우도 있으니, 효우도가 걱정하는 건 당연한가?! 다시 망상폭주를.... )

2권은 효우도의 과거와 관련된 인물이 등장한다면, 3편은 드디어 메부키의 과거와 연관된 인물이다. 메부키가 변호사 시절 변호했던 한 청년이 송금사기단의 리더로 변해서 그의 앞에 나타난다. 그의 이름은 아사히나. 그는 여자친구와 몸싸움을 하다 사고로 여자친구를 숨지게 했다. 그러나, 그 사고 이후 아사히나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고, 그 역시 어둠의 세계에 발을 담그는 인물로 변했던 것이다.

송금사기단에서 아사히나를 빼내려고 하지만, 야쿠자 조직과 관련되어 있는 그를 일반인인 메부키가 쉽게 빼내온다면 그건 거짓말이고, 각고의 노력을 하지만 결국 아사히나를 구해내지는 못한다. 그러나, 의뢰인에 대한 신뢰라는 뚝심 하나로 버티는 메부키가 그를 포기할리는 만무하다. 결국 호랑이 굴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 아사히나가 주는 커피를 마시고 합성마약에 취해 버린 메부키는 24시간 동안 마약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갑자기 사라져 버린 메부키와 그를 찾기 위한 효우도와 시메노.
그리고 혼자서 마약의 상승 효과와 하강 효과에 따른 부작용을 이겨내려고 하는 메부키는 끔찍한 고통을 겪지만, 아사히나에 대한 믿음만은 저버리지 않았다.

부모도 형제도 포기했던 아사히나지만, 메부키만은 그를 믿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메부키가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는 때 나타난 것은 메부키가 스스로 꼭 닫아 걸어둔 자신의 마음속 어둠일까, 아니면 다른 어떤 사건과 관련된 게 또 있을까. 확실하게 밝히지는 않지만, 키요이의 말을 생각해 보면, 누군가를 너무나도 믿고 싶어하는 마음과 실제 믿지 못하는 마음이 부딪혀 만들어낸 환상이 아닐까 싶기도 한다.

어쨌거나, 마약에 취해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던 자신의 연인(?)을 보아야만 했던 효우도의 마음은 어땠을지를 생각해보니, 일반인이자 협상가인 메부키도 야쿠자 못지 않게 험난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메부키가 오히려, 일부러 더 위험한 일에 뛰어 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도.

마지막 장을 보면 아사히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여자친구가 죽은 후 매달 그녀가 죽은 날이 되면 찾아가 꽃을 바치고 분향했다고 한다. 그것도 5년동안. 비록 마지막엔 마약에 취해 죽어 버린 아사히나였지만, 사람은 누구나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 바로 이 장면 아니었을까. 즉, 사람이란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 없고, 반대로 아주 악독해 보이는 인간이라도 어느 한구석은 사람의 따스함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이다.

보통 BL이라고 하면 남자 동성애물로 여겨 취향에 안맞는 사람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기도 하지만, 남자와 여자의 사랑을 그린 이성애물이든, 동성간의 사랑을 그린 동성애물이든 그런 것을 떠나 사람 사는 이야기로 봐주면 좋겠다. 이야기가 좀 심각해져 가지만, 혐상가 시리즈는 메부키와 효우도라는 두 남자의 러브 라인도 나오지만, 오히려 메부키의 협상가 쪽의 일이 더 많이 표현된다.

게다가 내가 정말 싫어하는 설정인 눈만 맞으면 베드인, 혹은 무리하게 그쪽 세계로 끌어들이기, 미약에 취한 상대를 위해 관계를 갖는다.. 이런 설정은 하나도 없다. 효우도는 효우도 나름대로 메부키에 대한 욕구를 가지면서도 어른스럽게 참아 내고, 그가 허락할 때까지 기다리는 점도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메부키는 비록 수이지만, 여성스럽고 무조건 공이 구해주길 기다리는 타입이 아니라, 행동파이며 자신의 마음이 믿는 곳을 따라가는 그런 성격이다.

또한 이 두사람 이외에도 키요, 토모노리, 사유리, 아야카, 하쿠다, 시메노 등 등장하는 인물들의 캐릭터도 무척 흥미롭다. 게다가 중간중간 코믹한 요소까지 곁들여져 있어 - 특히 메부키와 효우도의 대화는 만담같다 - 무척이나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님의 말에 따르면, 아직도 협상가 시리즈는 계속된다고 하니 다음 편도 기대된다.
그리고 나라 치하루의 일러스트는 역시 섹시하고 멋진 이케맨들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책 내용과 잘 어울리는 그림들이라, 멋지구나 하면서 감탄을 하기도 하고, 가끔은 풋하고 웃음이 터지는 코믹한 내용과 관련된 그림도 있어서 무척이나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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