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구판절판


아무래도 대부분 눈치 챈 모양이군요.
효과는 바로 알 수 없습니다. 부디 두세 달 후에 혈액검사를 받아보세요. 효과가 있다면 통상 5년에서 10년이라고 하니 그동안 차분히 생명의 무게와 소중함을 실감해 보세요. 두 사람이 자기가 저지른 죄의 무게를 깨닫고, 마나미에게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반성하고 사죄하기를 절실히 바랍니다. 그리고 학급 교체는 없으니 모두들 결코 두 사람을 몰아내지 말고 따스한 눈길로 지켜봐 주세요. 이 학급에서 경솔하게 죽고 싶다는 메세지를 보내는 사람은 더 이상 없지 않을까요?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직접 선택할 여지가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렇게 되면 시한은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일까요? '효과가 없으면?' 그렇군요, 부디 교통사고를 조심하라고 말해두지요.-55쪽

역시 아무리 잔인한 범죄자라도 제재는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결코 범죄자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제재는 평범한 세상사람들의 착각과 폭주를 막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77쪽

나오키는 불결이라는 갑옷과 함께 남들 이상으로 가지고 있던 상냥한 마음씨도 씻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더 이상 제가 사랑했던 나오키는 없습니다. 인간의 마음을 잃고, 당당하게 구는 살인자 아들에게 어미인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습니다.-147 쪽

나는 온몸에서 생명의 증거를 몽땅 벗겨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했다. 문득 몇 달전에 보았던 비디오가 떠올랐다.
아아, 그런가. 좀비가 되었구나. 아무리 죽여도 죽지 않는 좀비. 더군다나 내 피는 생물 병기다. 그렇다면 온 동네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면 재미있으려나?-195쪽

어머니의 발목을 붙잡는 원인이 나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몇 번이나 자살을 생각했지만 어린 탓에 그 수단을 생각해 내지 못했다. 그때 몇 번이고 기도하지 않았던가.
병에 걸리고 싶다, 라고.
그 소원이 뜻하지 않게 이런 형태로 이루어진 것이다. 예상 밖, 아니, 예상을 초월하는 전개였다. 그것도 대성공이라는 전개. 어머니도 살인범 아들보다는 중병을 앓는 아들을 더 걱정할 테고, 만나러 오기도 편할 것이다.
이상한 표현이지만, 그때 나는 돌연 생기가 솟았다. -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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