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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밤거리를 헤엄치다 - 뉴 루비코믹스 807
사쿠라가와 소노코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딱 이 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제목이 넘 예뻐서 그리고 기모노가 등장해서 엄청 기대를 했다.
사실 난 기모노를 입은 남자 주인공에게 모에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이국연애상열지사를 본 후 시작된 것 같은데, 하여간 공이든 수든 기모노를 입은 미남자만 보면 정신줄 놓기 일쑤다. 역시 이 책 표지에도 기모노를 입은 수가 등장해 내 시선을 확 빼앗아 버렸고, 난 별 생각없이 주문을 했다.
하지만, 스토리 자체가 제목에 못미친다.
이 책에는 총 세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메마른~>은 근대물, <꽃의 번뇌~, >는 헤이안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시대물이다.
<카리스마~>만이 유일한 현대물로, 한 권에서 중세, 근대, 현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만나는 것은 어찌보면 행운일 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시대가 너무 동떨어져 집중하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게다가, 보통 단편들은 스토리 전개가 빠른 편이란 것은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그러나 이건 빨라도 너무 빠르다.
<메마른~>의 경우 구 화족과 그 집에서 일하던 하녀의 아들이 어른이 되어서는 유곽의 포주와 유곽의 상품이 되어 만나는 경우인데, 너무 뻔한 스토리라 고개가 절레절레. 구 화족의 아들인 키쿄같은 경우 전형적인 오코짜마에다가 봇짱 캐릭이다. 으악!! 정말 내가 젤 싫어하는 타입이랄까. 유곽의 포주인 테루마사의 경우 S성향이 캐릭이 약간 보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부족하다. 서로 좋아했는데, 이 도련님이 쑥스러워서 테루마사를 거부했다던가 뭐라나.. 하여간 너무 식상해서 질렸다.
<꽃의 번뇌, 사랑의 연희>는 헤이안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주인공들이 기모노를 입고 등장하여, 내 눈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이들도 마찬가지. 서로 좋아하게 되는 과정보다는 씬에 집중되어 있다. 즉, 이들의 사랑에도 공감이 가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카리스마를 사랑하여> 같은 경우, 독특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바로 프로 핸들러라는 것인데, 예전에 내가 일하던 분야와 연계되는 분야라 흥미롭게 봤다. 하지만, 이것도 스토리는 빈약하다. 왜 갑자기 서로 삐리리 좋아하게 되냐구.....
전체적으로 스토리보다는 H씬에 집중된 느낌이다. 기모노 같은 의상에서 받는 아름다움이 유일한 볼거리랄까... 사실 난 지나친 H씬은 질색이다. 그것도 빠르게 진행되는.... 게다가 어울리지 않게 촉수 씬까지...
하여간, 난 이 책에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