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트로프
나츠메 이사쿠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리맨물도 좋아하지만 야쿠자가 나오는 만화도 은근히 많이 즐기는 편이다. 사실, 실제로 야쿠자와 마주치게 되면 벌벌 떨리겠지만, 만화속에서 보는 야쿠자들은 뭐랄까, 멋지다고나 할까?
이 책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 골랐다. 게다가 소꿉친구이야기다. (내가 또 열광하는 컨셉)

솔직히 나츠메 이사쿠란 작가는 이 작품을 보기 전엔 몰랐던 작가이지만, 그림체도 내 마음에 쏙 들고, 게다가 야쿠자 이야기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이 만화속 주인공들에게 완전히 반해버렸다.

작화도 내 마음에 쏙 드는데, 이름까지 멋지다. 검은 머리 쪽이 류노스케, 야쿠자 5대째 보스가 될 오하라 家의 외아들이며, 갈색 머리는 류노스케의 소꿉친구로 이름은 나오키이다. 류노스케, 얼마나 멋진 이름인지, 왠지 야쿠자의 이미지와 딱 떨어지는 느낌이랄까. (이름에 龍자가 들어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笑)

소꿉친구인 류노스케와 나오키는 오랜 시간 우정과 의리를 나눠온 사이다. 야쿠자 집안의 아들이란 이유로 어릴때부터 아이들에게 외면 받았던 류노스케를 우정이란 이름으로, 그리고 순수히 류노스케란 아이의 성격만 보고 친구로 택했던 나오키다.
그렇다보니, 류노스케와 나오키 사이는 우정과 의리라는 튼튼한 연계점이 있다.

하지만, 류노스케는 이미 열 두살때부터 나오키를 좋아했고, 그것은 고교를 졸업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류노스케가 그리 싫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그 마음을 다 받아 들이기는 힘든 나오키의 고민은 결국 류노스케를 지킨다는 결심으로 바뀐다.
그리고 자신이 야쿠자의 아들이며, 대를 이어 보스가 될 인물이기에 다른 조직과의 싸움에서 나오키가 말려드는 것이 싫은 류노스케는 나오키를 지키기 위해 대를 잇지 않겠다고 하다가, 만나지 않겠다고 하다가 하는 등 소심하게 굴기도 하지만. 나오키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남자다운 남자다.

류노스케는 어떻게 보면 참 순진한 면도 있고, 나오키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가리는 그런 단순한 면도 있지만, 참 남자다운 캐릭터이다. 나오키의 경우, 류노스케가 싸움을 하면 어느 정도 선에서 말리면서 그가 선을 넘지 않도록 하는 그런 캐릭이다. 류노스케가 나오키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라는 설정만 생각하면 나오키가 연약한 캐릭터일거란 편견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오히려, 나오키 쪽이 싸움을 더 잘하고, 류노스케보다 세다고 할까. (뭐, 사실 류노스케가 나오키에게 이기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지만) 하여간, 둘다 남자다움이 철철 넘치는 캐릭터라 이 책을 읽는 내내 류노스케에게 마음이 기울었다가, 나오키에게 마음이 기울었다가, 하여간 혼자 좋아하면서 실실거리기도 했다.

원래부터 나는 츤츤거리는 캐릭터를 좋아하는지라, 결국은 나오키쪽으로 훨씬 많이 기울게 되었다. 그러나, 츤츤거리는 캐릭터가 한번씩 데레데레한 면을 보여주면 얼마나 귀여운지, 나오키는 그 두가지 모습을 다 보여주면서 내 가슴을 두근대게 만들었다.

책 제일 마지막에는 류노스케의 망상이 현실화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보고 둘이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웃었다. 특히, 츤츤거리던 나오키의 색다른 모습은 참으로 흐뭇했다고나 할까.

또한 이 책에는 작가의 다른 작품인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번외편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턴즈가> 실렸있다. 아직 그 작품을 보지 않은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리맨물이란 사실에 강하게 끌렸다.

작화도 이야기도 넘 귀엽고 발랄했던 타이트 로프, 조만간 난 작가의 다른 작품인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손에 들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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