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좋아했던 것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2
미야모토 테루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 네 사람이 만난 것 자체가 기적이야.

 읽으면서 참 특이한 소재의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녀 네명이 한집에서 공동생활을 하다니..
절로 고개가 갸웃해진다.

우연히 만나 한집에서 살게된 네사람, 요시, 당나귀, 요코, 아이코.
이들은 남녀 네명의 공동생활이란 것을 통해 서로 사랑을 하게 된다. 요시는 아이코와 당나귀는 요코와...

요시는 조명 디자이너로 자신의 회사를 차리는 게 꿈이고, 당나귀는 곤충 사진에 매료되어 있다. 요코는 미용사로서 순탄한 길을 가고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유부남이었고, 그와의 사랑때문에 당나귀와의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한다. 아이코는 불안신경증을 가지고 있으며, 불우한 가정환경을 가진 여자다.

언뜻 보기엔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을 것 같은 이 네사람은 사실 커다란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좋은 사람이란 것... 
그들은 서로를 위해 아낌없는 사랑과 격려를 쏟아붓는다.

어찌보면 참 실속없다.
자신도 빠듯하게 살면서 빚을 지고, 아이코의 학원비며 대학 등록금을 대주고, 당나귀가 만난 아이들을 위해 학교에 보낼 돈을 마련하고, 직장을 알아봐 준다.

저 사람, 사람은 참 좋은데....
우린 이런 말을 할 때 그 뒤에는 좋지 않은 뜻의 말을 숨기고 이야기한다.
이들 넷이 꼭 이런 경우다.

상대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에서 기쁨과 행복을 얻는다.
물론, 늘 그런 것만은 아니다.

당나귀는 요코와 그 남자의 관계에 고민을 하다 네팔로 떠나버리고, 아이코에게 좋은 사람이 생긴 걸 알게 된 요시는 그녀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물러서지만, 너무 괴로워 몰래 여행을 가기도 한다.

당나귀가 후원하던 고등학생인 돌문어와 페퍼는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고 결혼을 하지만, 너무 어린 부부라 며칠동안 아이들을 버려두고 가출하는 일도 발생하지만, 또 제자리를 찾아온다.

누군가의 행복을 빌어준다는 것. 그건 분명히 참 상냥한 마음이지만,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할 때는 어떤 좋은 사람일지라도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당나귀가 그렇고, 요시가 그랬다. 

당나귀는 네팔에서 돌아와 요코를 받아 들이기로 하고 둘은 결혼을 하지만, 요시는 결국 아이코와 헤어진다. 모든 등장 인물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좋으련만, 그건 동화에 불과하다. 오히려 현실적이라 새드 엔딩도 존재하는게 아닐까.

남녀 네명의 공동생활은 어찌보면 도덕적이지 않을지 몰라도, 불순하지는 않았고, 화려하고 남에게 내세울 추억거리는 비록 없을지라도 순수하고 맑았던 시기였다. 그런 생각만으로 마음이 따뜻해진다면 그것 또한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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