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
책 제목만으로도 책 내용이 충분히 짐작되고도 남는다.
아마도...
난..
또다시 눈시울을 붉히겠지.
아니, 엉엉 울어버릴지도 몰라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채웠다.
그러나 사랑스런 노튼의 삶을 좋아했던 난, 노튼의 마지막 여정도 함께 하고 싶었다.
내 손은 반사적으로 책을 펼쳤고, 난 노튼과 함께 그의 마지막 여행에 동참했다.

이 책은 피터 게더스라고하는 한 남자와 그의 고양이 노튼의 이야기이며, 그것은 파리로 간 고양이, 프로방스로 간 고양이, 그리고 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로 나뉘어진 총 3부작 이야기이다.

고양이를 싫어하던 남자가 노튼이라는 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함께 지내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이 3부작의 주된 내용이다. 노튼과 함께 한 생활, 여행, 그리고 만난 사람들.
노튼은 저자 피터 게더스 보다 더 유명 인사가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튼의 사랑스러움에 반했고, 노튼을 사랑했다.
나역시 실제로 노튼을 만난 적은 없지만, 책에 묘사되어 있는 노튼의 여러가지 모습에 사랑스러움을 느꼈고, 노튼을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

노튼은 피터에게 삶의 기쁨, 행복, 인생의 의미, 사랑 그리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비록 말은 못하지만 노튼의 몸짓과 야옹거림, 그리고 눈의 표정등은 우리가 말로 배우는 것들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의 가르침을 주었다.

반려 동물을 키워 본 사람들은 자신의 반려 동물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우며, 또한 가장 특별하다고 느낀다. 물론 그 말은 전적으로 옳다. 
하지만 노튼의 특별함은 조금 다르다.
저자인 피터 게더스에게도 제일 특별한 고양이가 노튼이었겠지만, 노튼은 여러 곳의 여행을 다니며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긍정적인 영향이었다. 이런 것이 노튼을 더 특별한 고양이로 만들지 않았을까?

나도 반려 동물을 키우지만, 제일 힘든 건 역시 이별의 순간이다.
인간보다 몇 배나 수명이 짧은 그들.
이 책에 나오는 수의사의 말처럼, 그들의 유일한 단점은 사람보다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반려 동물들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비록 말은 할 수 없지만, 그들은 온몸으로 사람에 대한 애정을 표시한다.
그런 유대감은 사실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어 보면, 피터와 노튼 사이에 오고가는 신뢰와 사랑의 유대감을 느낄수 있다.
그것은 긍정적이며, 행복을 함께 가져왔다.

노튼이 암 선고를 받고도 2년 넘게 피터와 함께 행복한 삶을 누렸던 것은, 노튼이 현재를 중시하고 쓸데 없는 걱정을 하지 않는 동물이란 점도 한 몫 작용한다. 동물은 현재를 힘껏 살아가는 존재다. 인간처럼 내일 죽을지, 모레 죽을지를 걱정하는게 아니라 순간 순간을 감사히 여기며 살아 가는 존재이다. 그러하기에 눈을 감는 그날까지,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그날까지 반려인과 함께 있음에 행복을 느낀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살다가 고통 없이 빨리 죽는 것.
그것이 인간과 동물에겐 참 중요한 일이다.
노튼은 거의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지내다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나에게도 지난 5월 무지개 다리를 건넌 녀석이 있다. 
그녀석은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그 전날 저녁까지 맛있게 먹었던 녀석이다.
열여덟살의 나이에 그토록 건강하게 있다가, 떠나버린 녀석.
그 상실감은 무엇에도 비할 수 없이 컸지만, 떠나기 전까지 너무나도 건강하게 지냈다는 사실에 대해 난 감사했다.

노튼은 열여섯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저자인 피터 게더스는 암 선고를 받은 노튼에게 최선을 다했고, 마지막까지 행복을 선사했다. 노튼 역시 피터와 함께 했던 마지막 여행의 추억을 가슴에 품고, 피터의 품에서 떠나갔다. 

저자 피터 게더스는 이 책을 통해 죽음이 가져오는 상실감과 고통, 그리고 그 뒤에 남는 상처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 다가오는 영원한 이별, 죽음이란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다가올 죽음에 지레 겁먹고 슬퍼하기보다는 마지막 그 순간까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을까를 우리는 생각해야 할 것이다.

노튼은 비록 10여년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그를 추억하는 사람들은 많다.
마지막 여행을 떠났지만, 사람들 마음 속에는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기억에 남는 한마디>
고양이와 관계를 맺는 것이 놀라운 이유는, 아니 고양이와 관계를 맺을때 생기는 수많은 놀라운 일 가운데 하나는, 그로 인해 사람이 어떻게 달라질지 절대로 알 수 없다는 것이다. (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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