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코짱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20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호시 신이치의 봇코짱은 신쵸사에서 발행된 『인조미인』,『환영합니다 지구인』에 수록된 작품과 다른 출판사에서 발행된 단편집 중에서 호시 신이치가 직접 선별한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이 작품집 역시 쇼트 쇼트(초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고, 그 수록 편수는 자그마치 서른 아홉편이나 된다. 그리고 호시 신이치의 초기작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SF를 소재로 한 것부터 동화, 판타지, 미스터리, 우화 같은 느낌을 주는 것등 수록된 작품의 느낌 또한 굉장히 다양하다.
 
소재의 다양성, 장르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지만, 작품 하나 하나의 완성도도 높다. 흔히 장편보다는 단편이 단편보다는 쇼트 쇼트(초단편)쓰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 이유는 짧은 이야기속에 작가가 보여 주어야 할 모든 것이 담겨 있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때로는 섬뜩한 기분을 맛보고, 때로는 안타까움을 때로는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호시 신이치츼 쇼트 쇼트는 어떤 걸 읽어도 새로운 느낌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사람의 머릿속은 과연 어떤 것으로 가득하길래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써낼 수 있는지 감탄스럽기만 하다.

호시 신이치가 후기에서 쓴 글을 보면, 이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 중에서는 초기작이 많다고 한다. 촌철살인(村鐵殺人)의 소설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호시 신이치의 작품답게 이 소설집 속의 소설은 마지막 한 두구절로 앞에서 서술했던 이야기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거나 뒤집어 놓기도 한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 웃겨서 혼자서 깔깔대기도 하고, 인간의 본성을 콕콕 찝어서 표현한 쇼트 쇼트에서는 저절로 쓴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물질 문명의 발달로 인간성을 잃어버리고 사는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는 공감이 가면서도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어쩌면 이렇게 맛깔스러운 표현을 쓸 수 있을까, 어쩌면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머릿속을 가득 채워버리는 호시 신이치의 봇코짱.

가벼운 터치로 묘사되고 있지만, 그 저변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와 인간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인간성이 말살되어 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부조리한 모습을 잘 짚어내고 있다. 가볍게 읽히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묵직한 깨달음을 주는 호시 신이치의 작품은 처음 접했을 때 츠츠이 야스타카를 떠올리게 했었다.

츠츠이 야스타카 역시 호시 신이치의 영향을 받은 작가로 그의 쇼트 쇼트 역시 정말 맛깔나고 재미있다. 책 맨뒤에 나오는 츠츠이 야스타카의 해설을 읽는다면 호시 신이치의 소설에 좀더 접근해 볼 수 있는 계기도 얻게 될 것이다. 

쇼트 쇼트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호시 신이치를 선택하라.
결코 후회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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