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코끼리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양경미.이화순 옮김, 정효찬 그림 / 이가서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노란 코끼리는 어느 싱글맘 가정 이야기이다.
보통 싱글맘 이야기라고 하면 왠지 안되었다 혹은 감상적인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편모 가정이란 것의 이미지가 이제까지는 그랬으니까. 하지만 이 책을 펼치는 순간 그 생각은 저 멀리 날아 가버린다. 노란 색이 주는 이미지와 귀엽고 톡톡 튀는 그림, 그리고 기발한 표현 방법까지, 이 책은 아주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요즘은 싱글맘, 싱글 대디가 많다. 물론 사별같은 이유로 혼자 남는 경우도 많겠지만, 이혼율이 높은 지금은 이혼으로 인한 싱글맘, 싱글 대디, 혹은 미혼모나 미혼부 가정도 많아졌다.

이 책에 나오는 가정은 아버지의 바람으로 인해 부모가 이혼하게 되었고, 엄마는 싱글맘으로 두 자녀를 키우며 살아간다. 엄마는 프리랜서 작가이며, 아이는 아들과 딸 두명이다.

엄마는 덜렁대는 성격에다 어찌보면 철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초등학교 5학년인 요군은 오히려 그런 엄마에 비한다면 애어른이다. 요군의 동생 나나는 아직 어려서 부모의 이혼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이 책의 화자는 초등학교 5년생인 요군이며, 현재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엄마를 챙기고 동생을 돌보는 건 요군의 몫이다. 그리고 초등학교 2학년때 자신들을 버리고 간 아버지의 몫을 하려고 하는 기특한 소년이다.

너무 빨리 철이든 어린 소년 요군, 그리고 부모의 이혼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나나와 두 아이를 억척스럽게 키워내는 엄마의 이야기는 눈물샘을 억지로 자극하는 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일상속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유쾌한 이야기는 웃음을 준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너무 어른스러운 요군의 모습이, 혹은 엄마를 생각하는 요군과 나나의 모습이 짠하게 다가온다. 특히 요군의 생일날 온 아빠가 비가 오는데도 우산을 만류하고 떠나버릴때, 아빠가 남긴 말은 특히나 가슴 아프게 들렸다. 우산을 빌려가면 다시 돌려주러 와야 하니까 필요없다는 그말이. 아직 어린 나나는 이혼이라는 것을 이해하지도 못하는 나이인데 말이다.

책의 제목이자 엄마가 구입한 노란색 꼬마 자동차는 희망을 상징하고 있다. 빛깔 자체도 태양을 상징하는 노란색이지만 엄마가 운전을 하게 되었다는 것은 아빠가 해야할 일이었던 일을 엄마가 하게 되었다는 엄마의 아빠로부터의 독립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유쾌한 내용으로 그려낸 노란 코끼리.
정효찬씨의 톡톡 튀는 일러스트는 이 책의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야기도 그림도 예쁜 노란 코끼리.
청소년이 읽어도 어른이 읽어도 좋을 책.
이 책을 읽고 나면 내 곁에 있는 가족이 더없이 사랑스럽고 소중하게 여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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