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 - 그리고 책과 함께 만난 그림들……
곽아람 지음 / 아트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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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
그리고 책과 함께 만난 그림들 ……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다.
좀 길긴 하지만 책 제목에서 우린 책 내용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상상일뿐.
이 책의 진가는 첫장을 펼쳤을 때부터 드러난다.

총 네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첫번째 장에서는 한국문학 작품을 통한 한국인의 정서를, 두번째 장에서는 사랑의 다양한 양상을, 세번째 장에서는 인간의 고뇌를, 마지막 네번째 장은 동화나 동화적 상상력이 가미된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 수는 30종에 이른다.

이중에는 내가 읽어본 책도 있고,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감상했던 그림도 있고, 처음으로 접하는 그림도 많았다.

내가 읽어보았던 책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내 생각을 비교해 보기도 하고, 그녀가 설명해주는 그림 이야기에 고개를 주억거리기도 했다. 그리고 읽지 않았던 책에 대해서는 약간의 상식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책을 선택하는 길라잡이 역할까지 더불어 해준다.

소개된 모든 책은 간략한 줄거리와 더불어 저자의 감상, 그리고 인상깊은 문장, 그리고 그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나 풍경의 느낌과 딱 떨어지게 어울리는 그림의 소개까지 있기에, 난 이 책을 읽으면서 한페이지 한페이지를 넘기는 시간 할당량이 자꾸만 길어지게 되었다.

현직 기자이자 미술을 전공한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탐독가였던 것 같다. 나와 비슷한 나이대임에도 불구하고 그 독서량의 풍부함, 그리고 책이나 그림의 이면에 감춰져 있던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는 그녀의 쫀득쫀득하면서도 재치있고, 지식이 풍부한 어휘 구사는 시종일관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책에 관한 추억담이나 처음 그 책을 만났을 때의 느낌과 나중에 그 책을 다시 읽었을 때의 느낌,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 등등, 왠지 이런 부분을 읽을 때는 그녀의 사생활을 살짝 들여다 본 느낌도 들었다. 그것은 그마만큼 이 책이 저자의 솔직한 생각과 마음을 드러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리라...

물론, 책이나 그림은 읽는 사람, 혹은 감상하는 사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저자와 내가 공통적으로 읽은 책에 대해서 쓴 글을 보면서 오오, 난 이렇게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구나, 이런 느낌을 받을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과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림에 대한 설명도 미술을 전공했던 저자인만큼 상세하다. 그림 속에는 우리가 그냥 눈으로 스쳐보았을 때는 알아채기 힘든 이야기들이 많다. 그림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였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 여러 가지 이야기를 상상해 보기도 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자기가 읽고 싶은 부분을 쏙쏙 골라 읽을 수 있다는 점이리라.
30권의 책중 자신이 가장 흥미를 가진 책을 먼저 읽어도 좋고, 자신이 읽었던 책을 먼저 찾아내 저자의 감상과 생각을 자신의 그것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한권의 책과 그에 대한 감상, 그리고 그 책의 감상이 만들어낸 이미지가 투영된 그림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세 가지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자신이 읽었던 책의 느낌과 비교해 보고, 그림에 대해 저자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면 그 즐거움의 수는 무한대가 될지도 모르겠다.  

덧> 이 책을 읽다가 오자 하나를 발견했다.
<글머리에>에서 인용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에 나오는 내용 중 아오마메아모마메로 표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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